김진곤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
포항공대 김진곤 교수팀
전원이 없어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아 부팅이 필요없는 컴퓨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초고집적 강유전 나노구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구현됐다. 김진곤 포스텍(포항공대·사진)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2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의 작은 크기에도 강유전체 고유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초고집적 강유전 나노소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나노레터스> 5월호 온라인판에 실렸다. 강유전체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이지만 그 안에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전기적 분극을 지니고 있어 외부에서 전기장이 가해지면 분극의 방향이 바뀌는 물질을 말한다. 철이 그 자체는 자성을 띠지 않지만 자석(자기장)을 갖다 대면 엔(N)극과 에스(S)극의 자성을 띠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강유전체의 이런 성질은 전원을 끊어도 정보를 유지할 수 있는 비휘발성 소자를 개발하는 데 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강유전체를 나노미터 크기의 구조로 만드는 일이 어려운데다, 강유전 성질이 유지되는 최대 크기가 60나노미터에 머물러 컴퓨터 제작에 필요한 고집적화가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블록 공중합체’ 화합물에 강유전 전구체(전단계 물질)가 포집되도록 해 기판 위에 코팅한 뒤 열을 가해 화합물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강유전 나노 입자 구조를 만들었다. 김진곤 교수는 “전원 없이도 저장된 정보를 잃지 않아 부팅이 필요없는 노트북 등을 개발하는 데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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