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기
정성기 포항공대 교수팀
포항공대(포스텍) 정성기(66·사진)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21일 항암제를 특수한 전달체에 실어 입으로 복용함으로써 뇌종양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뇌암치료는 약물이 혈뇌장벽이라는 특수한 보호체계를 뚫고 들어갈 수 없어 외과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에 의존해왔다. 연구팀은 당질의 일종인 ‘소르비톨’로 약물전달체를 만들어 혈뇌장벽을 뚫고 약물을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이 약물전달체에 유방암·폐암 등 치료제로 쓰이는 파클리탁셀(일명 택솔)을 결합시켜 뇌종양 모델 생쥐에게 입을 통해 투여하고 2주 뒤 검사를 해보니 종양이 거의 없어졌다.
정성기 교수는 “화학요법을 쓸 수 없던 뇌종양을 먹는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은 것”이라며 “알츠하이머, 헌팅턴, 루게릭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연구성과는 영국화학회가 발간하는 저널 <메트켐콤> 인터넷판 주요논문 소개란에 실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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