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이고 자면 ‘코골이 검사’ 뚝딱

유회준 카이스트 교수팀은 센서(왼쪽 사진)를 얼굴에 붙이고 자면 수면장애 원인을 진단할 수 있는 ‘가정형 수면다원검사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은 환자가 센서를 붙이고 잠자고 있는 모습. 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 연구팀 센서 개발
집에서 수면장애 진단 가능

붙이는 멀미약처럼 지능형 센서를 얼굴에 붙이고 자기만 하면 집에서도 하룻밤 만에 불면증·코골이 여부를 진단해 처방까지 받을 수 있는, 간편한 수면장애 검사장치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의 유회준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7일 천 위에 집적회로를 입히는 ‘직물형 인쇄회로 기판’을 이용해 센서들을 얼굴과 가슴에 붙이고 자면 심장박동, 안구와 얼굴근육 움직임, 뇌파, 체온 등을 측정해 수면장애의 정도와 원인을 분석해주는 ‘가정형 수면다원검사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수면장애는 불면증 외에도 수면무호흡증(코골이)·졸음이 쏟아지는 기면증·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에 잠을 못 자는 하지불안증후군 등이 있으며, 5명 중 1명꼴로 겪는 흔한 질환이다. 환자들은 보통 병원에서 하룻밤을 자며 수면다원검사를 받지만, 진단장치가 크고 이물감이나 주변환경 변화 등으로 평상시의 수면 상태를 측정하기 어려워 며칠씩 입원해가며 정밀검사를 받는 불편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직물형 인쇄회로 기판으로 면봉보다 가벼운 센서들을 만들어, 얼굴에 붙여도 큰 거부감이 없도록 했다. 또 환자가 뒤척여 하나의 센서가 떨어지면 저절로 작동이 멈추고 다른 센서가 작동을 시작하도록 했다. 수집된 진단정보는 의사에게 원격 전송되고, 진단과 처방도 환자에게 원격으로 제공된다.

연구논문은 지난달 2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 고체회로 컨퍼런스’(ISSCC)에서 발표돼 우수논문에 선정됐다.

이근영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