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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인간·침팬지, 짝짓기 차이로 달라졌다?

등록 2011-04-28 20:31수정 2011-04-28 22:26

인간과 침팬지의 차이
인간과 침팬지의 차이
정소 유전자 절반 이상 달라
일처다부 침팬지 ‘경쟁’ 치열
인간과 달리 번식기능 강화
“원시인류 일부다처” 반론도
박홍석 박사팀 비교

사람과 침팬지는 500만년 전 한 조상에서 갈라져 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생물종의 유전체(게놈)는 98.77%가 일치한다. 단 1%의 차이지만 500만년 동안 인간과 침팬지를 달라지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박홍석(50) 유전체자원센터장은 28일 침팬지의 정소(고환)에서 1933개의 유전자를 찾아 인간의 유전자와 비교한 결과 절반 이상인 1009개(52%)가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전자 발현에서 20~30% 정도 차이가 나는 간 등 다른 조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특히 연구팀은 정자를 만들고, 정자가 빨리 움직이고 오래 버티게 하도록 만드는 유전자들 78개 가운데 39개가 서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런 사실은 침팬지의 정소가 인간보다 서너배 크고, 정자의 꼬리가 두배 이상 긴 생리학적 차이와 상통한다. 또 인간은 한번 사정에 2억~5억개의 정자를 내보는 데 비해 침팬지는 수십억개를 만들어낸다. 박홍석 박사는 “흥미롭게도 정자의 운동속도 및 지구력과 관련된 3개의 유전자는 다른 유전자들에 비해 인간 유전자와의 차이가 70~80% 정도 컸다”며 “정소 유전자의 큰 차이가 인간과 구별되는 침팬지만의 생리적 특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런 사람과 침팬지의 생리적·유전적 차이가 ‘성문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간은 ‘일부일처’여서 경쟁 없이도 후손을 만들 수 있는 쪽으로 진화한 반면, 침팬지는 여러 수컷이 한 암컷과 교미를 하는 ‘일처다부’로 수컷이 경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박 박사는 “침팬지 사회에서 난자를 차지하기 위한 정자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정소 유전자들의 기능 강화가 진화 과정에 진행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한 진화생물학 전공 교수는 “인류도 생물학적 성향은 일부다처였다는 가설이 받아들여지고, 침팬지도 개체 수준의 보편적 성향으로는 일부다처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어 연구팀의 해석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 논문은 유전체 분야 학술지인 <기능 및 통합 유전체> 4월호에 실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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