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기술

‘RNA 스펀지’ 만들어 암치료제 개발 큰 진전

등록 2012-03-12 20:57

세포 속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중간물질인 리보핵산(RNA)이 반복적으로 복제가 돼 여러 가닥을 이루면 자기조립 과정을 거쳐 구멍이 숭숭 뚫린 스펀지 모양이 만들어진다. 이를 이용하면 효능이 뛰어난 유전질환 치료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범 교수 제공
세포 속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중간물질인 리보핵산(RNA)이 반복적으로 복제가 돼 여러 가닥을 이루면 자기조립 과정을 거쳐 구멍이 숭숭 뚫린 스펀지 모양이 만들어진다. 이를 이용하면 효능이 뛰어난 유전질환 치료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범 교수 제공
MIT·국내 연구팀 개가
생물은 세포핵 속의 디옥시리보핵산(DNA)에 씌어 있는 유전정보를 읽어 단백질을 만들어 생명을 유지한다. 이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중간물질이 리보핵산(RNA)이다. 아르엔에이 중에는 ‘짧은 간섭 아르엔에이’(siRNA)라는 것이 있다. 보통 아르엔에이가 단백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것과는 달리 에스아이아르엔에이는 거꾸로 특정 단백질의 생산을 억제한다. 이를 이용하면 잘못된 유전자의 발현을 막아 이 때문에 발생하는 암 등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제약회사는 에스아이아르엔에이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시험에 들어가 있다. 1998년 에스아이아르엔에이를 처음 발견한 미국의 두 과학자는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에스아이아르엔에이는 생체에 들어가면 효소에 의해 쉽게 파괴되는 등 예민하고 다루기 힘들어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캡슐 안에 넣거나 고분자나 인지질 등에 붙여 투입하면 활성력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 과학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국내 연구팀은 최근 기다란 아르엔에이 가닥이 스스로 뭉치는 성질을 이용해 ‘아르엔에이 마이크로스펀지’를 만들어 세포 안에 에스아이아르엔에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종범(36) 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아르엔에이가 폴리머라제(중합효소)라는 효소를 이용해 반복적인 복제가 이뤄져 여러 가닥이 만들어지면 자기조립 과정을 거쳐 구멍이 숭숭 뚫린 스펀지 모양을 이룬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 방법을 통해 아르엔에이 스펀지를 만들면 그 안에는 약효가 있는 에스아이아르엔에이 염기서열이 수만번 반복적으로 들어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1개의 뉴클레오티드로 이뤄진 에스아이아르엔에이 염기서열 50만개가 지름 2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의 공에 들어 있는 ‘아르엔에이 마이크로스펀지’를 만들었다. 아르엔에이는 전기적으로 음성이어서 양성을 띤 고분자를 넣어주자 지름이 10분의 1 수준인 200나노미터(㎚·1㎚는 1000분의 1㎛)까지 줄어들었다. 이것을 암에 걸린 실험쥐에 넣어주자 기존 방식보다 1000분의 1 정도 양으로도 똑같은 치유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고분자를 첨가하지 않고 순수한 아르엔에이만으로 50나노미터까지 지름을 줄일 수 있으면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홍진기(32) 경희대 식물·환경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에스아이아르엔에이는 안정성이 떨어지지만 가장 활성력이 좋은 치료제여서 ‘아르엔에이 마이크로스펀지’는 암치료뿐만 아니라 안질환 등의 신약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논문은 유명 과학저널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스> 4월호 표지논문으로 결정됐으며, 세계적 업적만을 게재하는 매사추세츠공대 누리집의 ‘오늘의 이슈’에 소개됐다.

이근영 선임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1.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2.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3.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4.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5.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