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양극소재의 특성을 구명한 성균관대 윤원섭 교수팀의 논문이 실린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티리얼스’ 6일치 표지. 바깥은 썩었지만 안은 싱싱한 사과는 니켈 양극소재에서 결정구조의 c축이 붕괴되더라도 리튬 이온 통로가 유지돼 리튬이온의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한 연구성과를 상징한다. 성균관대 제공
국내 연구팀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요소인 니켈 양극소재에서 니켈의 함량에 따라 변화하는 구조적 특성을 밝혀내 연구 성과가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티리얼스>(AEM) 6일치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성균관대 윤원섭 에너지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니켈의 함량에 따라 니켈 양극소재의 결정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소재의 성능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또 전기화학 반응중 나타나는 소재의 구조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관찰했다. 고함량 니켈계 층상구조 양극소재(LiMO₂, M=Ni, Co, Mn)는 장거리 주행 전기차의 핵심 소재로 전기차 보급률 증가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층상구조의 니켈 양극소재에서 니켈 원소가 결정구조 특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왔다. 특히 니켈 원소를 늘리면 용량은 증가시키지만 결정구조 특성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오해가 있어왔다.
연구팀은 다른 원소들이 소재의 구조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구성 원소들의 함량을 조절해가며 니켈 원소 함량에 따라 결정구조의 특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특정원소를 제어한 상태에서 니켈 원소 함량을 증가시켜도 리튬 이온이 이동하는 통로의 크기는 그동안의 오해와 달리 오히려 더 증가하고, 리튬의 이동을 방해하는 양이온 무질서도도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는 그동안 어려움으로 여겨졌던 고에너지 소재 개발에 돌파구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층상구조 양극 소재에서 특정원소의 함량만으로도 리튬 이동 통로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구명해 원자 수준에서의 고속 충·방전 소재를 디자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연구팀은 층상구조의 구조적 특성을 유지하는 기둥인 ‘시축’(c축)이 붕괴하더라도 리튬이온이 결정구조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은 유지된다는 사실을 발견해 전극 구조 안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연구팀은 “그동안 연구는 층상구조의 결정격자에 한정돼 왔다. 이번 연구로 소재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의 연구에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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