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이 인공위성 등 우주물체 감시 및 추적을 위해 운용하고 있는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 천문연 제공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는 20㎝짜리의 작은 우주물체까지 감시할 수 있는 레이저관측소가 설치돼 가동에 들어갔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25일 “경남 거창군 감악산에 한반도 상공의 인공위성을 레이저로 밀리미터(㎜) 수준 거리까지 측정·추적할 수 있는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SLR)를 구축해 오는 31일부터 연구 관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레이저관측은 지상에서 우주물체에 레이저를 발사한 뒤 반사돼 되돌아오는 빛을 수신해 위성까지의 레이저 왕복시간을 측정함으로써 ㎜ 수준의 정확한 거리를 계산하고 이를 통해 고정밀 위성 추적에 필요한 정밀궤도를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천문연은 외국에 의존해오던 우주물체 추적과 모니터링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2008년부터 레이저 추적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해 2015년 세종시에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를 설치·운영해오고 있다. 이번에 구축된 거창 관측소는 망원경 크기가 1m 구경으로 40㎝급인 세종 시스템에 비해 커 그만큼 정밀한 관측이 가능해졌다. 레이저 출력도 높아져 정지궤도 고도인 3만6000㎞ 인공위성까지 정확한 거리 측정을 할 수 있다. 특히 20㎝급 우주물체의 추적도 가능하며, 고도 1000㎞ 이내 인공위성과 우주물체의 이미지도 촬영할 수 있다.
현재 세종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는 국제레이저추적기구(ILRS)에 세종관측소(SEJL)로 등록돼 국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천문연은 거창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도 거창관측소(GEOL)로 등록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제레이저추적기구에는 세계 각국에 설치된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SLR)와 달 레이저 관측소(LLR)가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레이저관측소 자료 처리와 관련이 있는 데이터분석센터(AC)는 9개, 보조데이터센터(AAC)는 20개가 운영중으로, 한국천문연은 2014년 9월 AAC에 등록했다.
천문연은 또 국제레이저추적기구의 예측 궤도력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나로과학위성의 정밀궤도 결정 결과를 이용해 예측 궤도력을 생성한 뒤 각국에 배포해 세계 인공위성 레이저관측소들이 나로과학위성의 레이저 추적을 위한 예측 궤도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