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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학뉴스

사립대총장들 “3불 단계적 폐지”

등록 2008-11-21 19:14수정 2008-11-22 00:12

본고사·고교등급제 개선…대교협과도 조율
사학법 개방이사제 없애기로…“과거 회귀”
테스크포스팀 중간결과

전국 사립대 총장들이 대학 입시에서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3불 정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사립학교의 개방이사제를 없애는 등 사립학교법 개정에도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회장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는 21일 경북 포항 한동대에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립대 현안과 진흥방안 모색’을 주제로 총장 세미나를 연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배용 회장은 “본고사의 경우 대학별 평가방법을 개발해 도입하고, 고교등급제에 대해서는 고교나 개인별 특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여입학제는 사회적 신뢰와 공감대가 형성된 뒤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3불 정책을 개선하는 데 법 개정은 필요하지 않다”며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나머지 두 가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런 방향의 입시제도 개선에 대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도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세미나에서 사립대총장협의회가 사립대 총장 및 교수 25명으로 꾸린 ‘사립대 현안 태스크포스팀’은 지난 8월부터 연구해 온 입학전형제도 개선안 및 대학 규제 완화 방안 등에 대한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입학제도 분야를 발표한 성태제 이화여대 교수는 “대학별 고사는 현재 다양한 형태로 실시되고 있으나 본고사의 의미를 재해석해 고교 교육과정에 충실한 대학별 평가방법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들이 공동출제하거나 대학 연합 학업능력검사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성 교수는 고교등급제의 경우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학교의 특성을 반영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예를 들어 전형유형에 따라 학교의 특성을 반영하는 방법 등이 있는데 이는 고교를 특성화하고 고교 교육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사립대 총장들은 사립학교법에 대해서도 단기적으로는 일부 조항을 개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폐지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태스크포스팀에서 자율화 및 규제 완화 분야 연구를 맡은 이시우 서울여대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개방이사제도의 경우 폐지하거나 학교법인이 선임하도록 하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으며, 대학평의원회는 폐지하거나 자문기구로 바꾸는 안을 제안했다. 태스크포스팀 위원장인 홍승용 인하대 총장은 “내년부터 독소조항에 대한 법 개정을 위해 국회 등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본고사를 금지한 이유는 본고사 시절 고교 교육 파행과 사교육 증가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인데, 대학들이 그런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과거로 회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교등급제를 두고서도 “대학들은 고교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동안 대학들이 보여준 행태에 비춰볼 때, 서열화된 고교의 상층부를 형성하는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을 뽑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포항/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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