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케이 (K)팝을 즐기는 마지막 세대가 되길 원치 않는다 .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하는 케이팝 팬들 , 아이돌 , 엔터테인먼트사를 모아 변화를 만들겠다 .”(누를 사리파, ‘지구를 위한 케이팝’ 플랫폼 운영자)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이 주요 케이팝 엔터테인먼트사를 향해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팬들은 기후위기로부터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지하고 지속 가능한 케이팝 문화를 만들어달라는 요구했다.
세계 각지 케이팝 팬들이 결성한 기후행동 플랫폼 ‘지구를 위한 케이팝’(Kpop4Planet)은 23일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와 와이지(YG), 에스엠(SM), 제이와이피(JYP) 등 한국 주요 엔터테인먼트사를 대상으로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속 가능한 지구에서 케이팝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플랫폼 운영자인 인도네시아 대학생 누룰 사리파는 “오늘날 국가나 지역을 불문하고 전 세계가 기후재앙을 겪고 있다. 나와 내 또래가 케이팝을 즐기는 마지막 세대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기후정의를 중시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팬, 아이돌, 엔터테인먼트사와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지구를 위한 케이팝의 이다연 활동가는 “케이팝 팬들이 아이돌의 음악을 응원하며 보여주는 연대는 대단하다. 이런 팬들이 적극적으로 기후행동에 나서고 엔터테이먼트사와 아이돌 스타도 지지를 보여준다면 그 영향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를 위한 케이팝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엔터테인먼트사에 다양한 기후행동 방안을 요구할 예정이다. 앨범과 굿즈를 생산할 때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고 탄소배출이 적은 공연을 기획하자는 식이다. 팬들은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 공연을 예로 들었다. 콜드플레이는 2019년 11월 ‘에브리데이 라이프’(Everyday Life) 앨범 발매 당시 “공연이 탄소중립적이길 바란다”며 환경 문제를 고려해 투어 공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구를 위한 케이팝은 아티스트가 직접 나서 기후위기 대응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6)의 공식 홍보대사로 위촉된 그룹 블랙핑크는 지난해 12월 팬들의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해 200만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바 있다.
블랙핑크의 팬덤 블링크가 지구를 위한 케이팝의 캠페인을 지지하며 보내온 팬아트. 지구를 위한 케이팝 제공
케이팝 팬들의 이러한 인식은 설문조사 결과로도 나타난다. 지구를 위한 케이팝은 최근 케이팝 팬 367명(국외 265명, 국내 102명)을 대상으로 ‘친환경 케이팝 인식 조사’를 했다. ‘케이팝 시장에서도 기후위기를 고려해 친환경 문화를 조성해야 하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256명(69.8%)이 ‘매우 동의’, 70명(19.1%)이 ‘동의’한다고 밝혔다. ‘기후위기를 고려한 친환경 케이팝 문화 조성을 위해 누가 변화해야 할지’ 묻는 질의에는 복수응답을 포함해 엔터테인먼트사라고 답한 응답자가 351명(95.6%)으로 가장 많았다. 또 ‘굿즈 제품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등 환경문제와 연관성이 있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 묻자 104명(28.9%)이 ‘매우 그렇다’, 99명(27%)이 ‘그렇다’고 답했다.
케이팝 팬들은 이미 나무를 심거나 기금을 모으는 등 기후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는 서울환경운동연합과 함께 한강공원에 수천그루 나무를 심어 멤버 이름으로 숲을 조성해왔다. 또 아미와 블랙핑크 팬클럽 블링크, 엑소 팬클럽 엘 등은 2019년부터 태국,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의 홍수·태풍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한 성금을 마련하고 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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