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성 유해 남조류 현미경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열대성 유해남조류를 관리하기 위해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검출방법을 개발하는 등 분자생태적 관측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이번에 구축한 관측 시스템을 통해 그간 국내에서 열대성 유해남조류를 정밀하게 검출하는 검사방법이 정립돼 있지 않아 조사할 수 없던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열대성 유해남조류는 염주말목에 속하는 사상성 남조류로 실린드로스퍼몹시스, 쿠스피도쓰릭스, 스페로스퍼몹시스 등이 있다. 열대성 유해남조류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따라 낙동강 등 국내 출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해 남조류는 독소를 생성해 사람이나 동물이 흡수할 경우 간이나 신경계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환경연구소는 열대성 유해남조류의 출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2019년부터 분자생태적 검사방법론 연구를 진행해왔다. 연구소는 우선 낙동강에서 열대성 유해남조류 4종 27주를 분리하고 각각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2019∼2021년 미국 생물공학정보센터(NCBI)에 등재했다. 또 유전정보를 이용해 속 특이적 유전자 마커(생물종이나 기능 발현에 관련된 유전자를 쉽게 검출하기 위해 이용하는 유전자 서열)와 관련된 독소 유전자 마커 총 8세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20년에는 첨단 유전자 정량분석장치(ddPCR)를 이용해 하천과 호수에서 열대성 유해남조류를 밀리리터당 1세포까지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는 정량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소는 상주보, 구미보 등 낙동강 8개 보 구간을 대상으로 2020년 3월부터 11월까지 분자생태적 관측 시스템을 적용해 열대성 유해남조류 및 독소 유전자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낙동강에서 실린드로스퍼몹시스, 쿠스피도쓰릭스, 스페로스퍼몹시스 2종 등 열대성 유해남조류 4종의 출현이 확인됐다. 다만 출현량이 매우 낮아 현재까지 낙동강에서 열대성 유해남조류에 의한 독소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2020년 10월, 지난해 3월과 올해 5월 등 3차례에 걸쳐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박주현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환경연구소장은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분자생태적 관측 시스템 구축으로 우리나라 수계에서 열대성 유해남조류의 발생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수원 관리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