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정감사에서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오른쪽)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환경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때아닌 ‘북한 찬양도서 논쟁’이 벌어졌다.
논쟁의 씨앗은 지난 6일 종편 <티브이(TV) 조선>이 ‘수자원공사 자료실에 <사회주의 조선 어버이>라는 책이 있다’고 보도한 것이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이 보도를 들며 “김일성 부자를 찬양한 책과 물 관리가 어떤 관계가 있느냐”며 ‘수자원공사에 북한자료실이 필요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은 “북한자료실은 제 임기 전인 2018년 7월에 환경부 신청으로 설치됐다”며 “그 책에 북한은 수도 주철관이 부족해 소나무로 관을 만든다는 내용이 있어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새터민 출신인 같은당 지성호 의원은 “수령 선전 자료가 왜 수공 자료실에 있느냐? 대한민국에서 앉아서 이걸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막 떨린다”고 말했다. 반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의 물관리 체계를 파악해야 한다. 북한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무엇이 가치가 있는지 알아야 할 것”이라며 말했다. 박재현 사장은 “북한 자료실의 북한 서적은 약 600부로, 우리로 치자면 대학교재 같은 책들이 대부분이다. 개성공단도 수자원공사가 관리를 했다”고 답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박재현 사장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을 캐물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4대강 반대운동을 한 박 사장은 문재인 정부 때 수자원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지성호 의원은 “한국은 물부족 국가로 공업, 농업 용수가 많이 필요하다”며 4대강 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재현 사장은 “만약 보를 통해 수리권이 주어지고 (국민이) 물을 사용하게 됐다면, 수자원공사가 수익과 매출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얻지 못했다는 건 보에 있는 물을 저수지처럼 쓸 수 없었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주환 의원은 “사장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 용퇴까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종영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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