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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달 다녀올 만큼 버려진다…먹지도 않을 물고기 죽이는 폐낚싯줄

등록 2022-10-17 14:52수정 2022-10-17 15:18

세계 폐어구 발생량 나와…“유령어업, 식량안보에 영향 미칠 것”
버려진 그물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 물고기와 다양한 해양생물을 죽음에 빠뜨린다. 이런 현상을 ‘유령어업’이라고 하는데, 식량안보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티이미지뱅크
버려진 그물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 물고기와 다양한 해양생물을 죽음에 빠뜨린다. 이런 현상을 ‘유령어업’이라고 하는데, 식량안보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티이미지뱅크

일년에 바다에 버려지는 연승어업의 낚싯줄이 지구에서 달을 왕복할 만큼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태즈메이니아대학의 켈시 리처드슨 교수 등 연구팀은 17일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기존의 세계어업활동 통계에 어부 451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추가해 바다에 유입되는 폐어구 발생량을 산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연간 64만톤의 폐어구가 발생해 바다에 유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는 어부들을 조사해 정확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미국, 모로코, 인도네시아, 아이슬란드 등을 포함한 7개국 451명 어부를 인터뷰해 연간 어구 사용량과 유실량 등을 알아냈다. 이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를 보면, 사용 어구 가운데 2%가 바다 쓰레기로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 밧줄(연승)에 수천 개의 낚싯줄을 매달고 그 끝에 미끼를 달아 참치 같은 물고기를 잡는 연승어업의 경우, 버려지거나 유실된 낚싯줄이 73만9583㎞에 이르렀다. 낚싯줄을 죽 이으면 지구에서 달을 갔다 올 수 있을 정도다. 낚싯줄에 달린 미끼는 139억개가 버려지거나 유실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지난 반세기 동안 71%가량 개체수가 감소한 상어와 가오리는 연승 미끼를 물고 죽음에 이르러 개체수가 더욱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물고기가 다니는 길목에 횡으로 쳐놓아 물고기가 그물코에 걸리도록 하는 자망은 다 펴놓으면 296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여의도 면적의 1000배에 이르는 넓이다. 띠 모양의 큰 그물로 물고기를 둘러쳐 포위해 잡는 건착망은 7만5049㎢가 바다에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여의도 면적의 2만6000배에 이른다. 버려지는 건착망이 많은 이유는 건착망 하나의 넓이가 자망의 10배가 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배에 매달아 바닷속을 끌고 다니는 그물인 저인망은 218㎢가 버려져 바다에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됐고, 정치망 같은 통발류나 함정류는 연간 2500만개가 버려지거나 유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작은 어선일수록, 그리고 바다 밑바닥에서 그물을 끌고 다니는 어선일수록 그물을 자주 유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악천후 때 그물을 놓치거나 다른 어선의 그물과 얽혀서 버려지는 경우가 잦았다. 이렇게 버려진 그물은 바닷속에 들어가서 생선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을 잡아 죽이는 ‘유령어업(ghost fishing)’을 하게 된다.

이번 연구를 함께한 오스트레일리아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브리타 하디스티 연구원은 “우리는 생선과 바다거북과 돌고래와 상어를 먹지 않으면서도 잡고 있다. 폐어구의 문제는 단백질의 문제이자 식량안보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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