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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나무 사랑 3색

등록 2006-04-05 21:26수정 2006-04-05 22:11

통일염원 담아 개성에 잣나무

북녘나무심기 참여 리영희교수 이름표엔 ‘통일의 나무’ 적어

리영희(77) 한양대 명예교수가 북녘 땅 개성에 ‘통일의 나무’를 심었다.

리 명예교수는 4일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연탄나눔운동·이사장 변형윤)이 마련한 북녘 나무 심기 행사에 참가해 자신의 이름표가 달린 잣나무를 손수 심었다. 그는 2000년 발병한 뇌졸중 후유증으로 몸이 좀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행사에 참가했다.

행사가 펼쳐진 곳은 개성공단 초입 야산. 경의선 기찻길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리 명예교수는 군데군데 돌보지 않는 무덤이 보이는 언덕받이 양지 바른 곳을 골랐다. 함께 간 이들의 도움으로 어린 잣나무 몇 그루를 심고 한 나무엔 자신의 이름표를 달았다. “햇볕이 잘 들고 땅이 좋아 잘 자랄 거야.”

평북 삭주 출신인 그는 “이곳은 일제 강점기 중학생 때 기차로 오가던 곳”이라며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어젯밤엔 어지러워 ‘나무 심기에 못 가는 게 아닌가’ 걱정도 했다”며 “내가 심은 나무에는 ‘통일의 나무’라는 이름을 붙이면 좋겠다”고 했다.

행사에는 인병선 짚풀생활사박물관장, 변재용 한솔교육 대표, 안도현 시인, 화가 황재형·남궁산씨, 김학민 한국사학진흥재단 이사장, 열린우리당 문학진·이광재 의원 등 193명이 참가해 잣나무 10만 그루와 대추나무 1500그루를 직접 심거나 북쪽에 기증했다. 연탄나눔 쪽은 7, 10, 17, 19일 개성에서 나무 심기 행사를 계속 펼치며, 12일 금강산에서는 잣나무 10만 그루를 심거나 기증한다.

2004년 6월 출범한 연탄나눔운동 원기준 사무총장은 “우리도 연탄 덕분에 민둥산이 숲으로 우거지게 됐다”며 “북녘 동포들에게 연탄을 나누어 주는 동시에 북쪽 산과 들에 나무를 심어 동포들 몸과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개성/글·사진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나무심기’로 실천하는 고국사랑

경남 출신 재일동포들 고향서 31년째 식목행사

경남 지역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건너가 살고 있는 동포들이 해마다 고향에 나무를 심고 있다.

재일 도민회 회원 400여명은 5일 150억원을 들여 2009년 건립 예정인 통영시 정량동 망일봉 한산대첩 체험관광 조성지에서 재경도민회 회원과 경남도의원 등 400여명과 함께 7종 83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으며 31년째 ‘향토사랑 나무심기’ 행사를 열였다.

재일도민회는 1975년 고향에 도움 줄 일이 뭔가 고민하다 고향에 나무를 심기로 뜻을 모았다. 그동안 모두 8000여명이 식목일을 즈음해 고향을 찾아 25종 19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들은 98년부터는 경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푸른경남가꾸기사업’과 ‘경남사랑운동’에 동참하는 뜻으로 이듬해부터 3년간 성금 3억9300만원을 모아 창원시 중앙광로, 진주시 상평로, 산청군 국도3호선 등 12곳에 배롱나무 등 2종 7622그루를 심었다.

이들의 남다른 고향사랑 나무심기는 재경도민회가 2001년부터 행사에 동참하면서 명실상부한 경남사랑 행사로 정착했다. 재일도민회는 지금까지 학생기숙사 건립기금 7억4000만원, 수해성금 2억6000만원을 기탁했으며 올해 새로 출범한 경남프로축구단에도 40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지바 도민회 이종성 회장은 “고향 발전에 대한 긍지와 보람을 갖고,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경남 출신 재일동포는 20만명에 이르며 도쿄, 교토, 효고, 야마구치 등 10개 도민회가 결성돼 있다.

창원/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돈 버리고 찾은 삶 향기로워요”

유흥업소 운영하던 김병준씨 낙향해 희귀종 ‘미선나무’ 가꿔

충북 괴산군 칠성면 율지리 지곡마을 군자산 자락 1만여평에는 세계적인 희귀종 미선나무의 하얀꽃이 요즘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곳 미선나무 군락은 김병준(57)씨가 10년 가까이 흘린 땀의 결실이다.

김씨는 까까머리 중학생이던 1964년 상경해 20년 동안 선반 판매 등 기계상으로 돈을 모았다.

85년 2월께 당시 유흥업계의 큰손으로 불리던 안아무개(58)씨 제의로 99년까지 영등포 종로 일대에서 나이트클럽을 운영해 큰 돈을 벌었다.

99년 가을 어느날 갑자기 ‘새로운 삶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 그는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주변 만류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유흥업 초기만해도 종업원한테도 존대 하는 등 인간미가 있었으나 어느날 돈 버는 데만 급급한 나를 발견하고 놀랐다”며 “서울을 버린 게 아니라 나를 찾으려고 고향으로 내려 온 것”이라고 말했다.

낙향한 그는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감, 사과 등 유실수를 심다, 묘지 근처에서 우연히 미선나무를 마주하고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여덟 그루를 옮겨 심고 번식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 뒤 토양조건과 생육상태를 연구해 삽목, 휘묻이, 분주, 종자번식 등 미선나무 번식법을 개발해 8년 만에 18만 그루로 늘렸다.

‘미선나무 사랑모임’이라는 다음 카페를 운영할 정도로 미선나무에 빠져 있는 그는 나무를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 꿈이 있다. 그는 “미선나무의 아름다운 자태와 향은 그 어떤 나무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축제 등을 통해 많은 이들이 그 아름다움을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요즘 화살나무, 까마귀밥여름나무 등 토종나무 번식에도 힘을 쏟고 있다.

괴산/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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