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부실예보…“기상청만 믿었는데” 시민 분통
전국에 내려졌던 황사특보가 9일 모두 해제됐다. 하지만 기상청은 4~5월 중에 두차례 정도 황사현상이 더 있을 것을 추정했다. 기상청은 “9일 아침 6시30분을 기해 서울·경기와 강원 일부, 영남, 전북 등에 내려졌던 황사주의보를 해제한 데 이어 아침 8시 기준으로 대전·충청지역의 황사주의보도 모두 해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해제 발표까지 기상청의 황사 예보체제는 허술하기만 했다. 7일 밤 시작돼 8일부터 9일 오전까지 2001년 이래 최악의 황사가 전국을 뒤덮었으나, 기상청은 8일 오전까지도 황사의 강도와 장기체류 가능성을 제대로 예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8일 오후부터는 황사가 약화될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를 믿고 봄나들이에 나섰던 수많은 사람들이 큰 고통을 겪었고 일부는 부랴부랴 집으로 ‘대피’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손태성 기상청 통보관은 “황사가 나타나리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강하게, 또 장시간 나타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부실’을 두고 기상청은 “이번 황사가 한반도에 주로 영향을 끼치는 중국 서부지역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 북쪽 만주지역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 통보관은 “만주지역 황사는 거의 압록강 상류지역을 따라 동쪽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번처럼 북한을 통과해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한편, 황사특보가 모두 풀린 9일 서울지역 낮 최고기온이 21.8도까지 오르는 등 대부분 지역이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기상청은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국이 차차 흐려져 10일에는 제주와 영호남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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