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전북 정읍시 내장천 둔치에서 백양더부살이가 막 보랏빛 꽃을 피워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러나 이 백양더부살이 군락지는 옆 도로가 확장될 계획이어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내장산 근처에서만 극소수…한때 멸종 간주
새 군락지 도로공사…송두리째 사라질 위기
새 군락지 도로공사…송두리째 사라질 위기
세계에서 오로지 내장산 근처에만 극소수가 분포하던 희귀식물의 새로운 대규모 군락지가 발견됐지만 도로 개설 공사로 송두리째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새로 발견된 식물은 우리나라에서 아주 희귀한 식물인 백양더부살이로, 1928년 일본인 학자 나카이 다케노신이 내장산에서 한 포기를 채집한 뒤 멸종한 것으로 간주됐으나 2003년 다시 발견돼 학계에 정식으로 보고된 종이다. 발견자인 박성배 내장산국립공원 자원보전팀장은 “당시 발견지인 남창계곡에서 더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공원 밖 정읍시의 내장천 하천 둔치에서 새로 200여 개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박씨와 함께 찾은 군락지에서 백양더부살이는 막 보랏빛 꽃을 피워올리고 있었다. 쑥 뿌리에 기생하는 이 식물은 하천변 높은 지대의 볕이 잘 들고 건조한 곳에서만 사는 까다로운 생태를 지닌다. 그러나 이런 곳은 도로 등으로 이용되기 쉬워 훼손 위험이 높다.
백양더부살이는 산림청의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돼 있으나, 표본 자체가 드물어 관련 연구가 없을 뿐 아니라 도감에도 올라 있지 않은 상태다. 정읍/글·사진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