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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마을숲 되살려 ‘살맛나는 세상’을

등록 2006-06-09 19:11

교수·식물학자등 20여명 전통숲 복원 나서
관광자원·정서적 안정등 가치 무궁무진
“개발바람에 훼손…실태파악·보존 시급”
경북 의성군 점곡면에 가면 나무와 바람과 물이 하나처럼 어우러진 ‘사촌가로숲’이란 숲이 있다.

고려 말에 ‘서쪽이 허하면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풍수지리설에 따라 조성됐다는 이 숲은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천연기념물(405호)로 지정될 만큼 우리 전통 마을숲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1만여평에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 수령 400~600년에 높이 20~30여m에 이르는 10여종의 나무가 800여m나 이어져 마을로 들어오는 샛바람을 막아주고 있고, 가운데는 장마에 대비해 물길이 나 있다.

지난 8일 오후 이곳에 ‘전통 마을숲을 복원해 살만한 도시와 농촌을 만들어 보자’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대학교수,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 생태·동물·식물학자, 조경 전문가, 화가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마을숲 현장 거닐기’ 회원들이다.

전통숲연구회 회장인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 신준환 박사는 “우리의 전통 마을숲은 산과 물 그리고 바람의 어울림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마을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한 독특한 역사의 산물”이라고 자랑한다. 추위와 더위를 막는 온도조절 기능과 바람막이, 물난리와 화재 방지, 사교 공간, 흉물을 가리고 청소년들의 심성을 돕는 구실까지 해왔다는 얘기다.

옛날에는 성황당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 마을숲은 우리나라 농촌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었으나 새마을 운동 등 개발붐과 함께 급속히 훼손돼 지금은 전국적으로 불과 400곳 정도만 남은 것으로 추산된다. 신 박사는 “그나마 잔존한 마을숲의 실태 파악과 보존·계승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마을숲에 대한 연구는 1990년대 초부터 산림과학원 등에서 이뤄져 오다 뜻있는 연구자들이 참여하면서 2002년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이 바라보는 마을숲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농촌에서는 마을 공동체의 복원에 한몫을 하면서 휴양림, 도시민들을 찾게 하는 관광자원이 되며, 도시에서는 열섬현상을 막고 시민들의 정서를 기르며 찻길과 아파트·주택 사이에 드리운 발과 같은 구실을 할 수도 있다. 조경 전문가로 참가한 경원대 산업환경연구소 장미아 연구원은 “전통 마을숲은 단순히 삶과 격리된 박제나 보호 대상이 아니며, 연구를 더 해서 아파트 단지 조경 등에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사촌가로숲을 비롯해, 의성 지역의 병방·정암·오로리 마을숲 등 4곳을 더 돌아본 뒤, 이튿날 ‘제1회 전통숲 연구회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국립산림과학원 전통숲연구회와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가 함께 준비했다.

산림청은 농촌과 도시의 마을숲 조성에 70여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의성/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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