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항 ‘장승등대’
‘바다 길잡이’ 역할만으론 만족못해
예술적 외관에 전시실·공연장 갖춰
예술적 외관에 전시실·공연장 갖춰
‘바다의 길잡이’ 등대가 화려하게 진화하고 있다.
어두운 밤바다에 홀로 서서 한 줄기 불을 밝히는 것으로 만족하던 ‘기능충실형’에서, 신화 속의 여신처럼 예술작품 뺨치는 ‘미학형’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여기에 전시실과 공연장까지 갖춰 새로운 관광자원의 면모도 갖추어 간다.
이른바 ‘조형등대’로 불리는 멋쟁이 등대는 부산 태종대유원지의 영도등대에서 시작됐다.
1907년 세워진 영도등대는 2004년 여름 새로 지어지면서 전시실, 박물관, 야외공연장까지 갖췄다. 예전에는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으나 재건축 뒤 개방돼, 지난해 43만여명이 다녀갔고 올해는 5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세워진 아펙(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기념등대는 암초 위에 설치돼 등대 본래의 기능을 하면서, 동시에 아펙 회원국들의 평화와 협력을 기원하는 한송이 꽃을 상징하는 모습이어서 해운대를 찾는 사람들의 새로운 명물로 떠올랐다.
앞서 지난해 9월 부산 대변항 방파제에 설치된 천하대장군 장승등대는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고 있어 지역어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오는 11월 말 인근에 지하여장군 장승등대를 설치해 짝을 이루도록 해 대변항 일대 해상안전 확보는 물론 대변항의 상징물로 삼을 계획이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앞 수중구조물 위에 세워질 ‘무지개를 몰고 온 고래이야기 등대’는 고래가 바다에서 무지개를 넘어 솟구치는 모양으로, 올 연말 완공될 예정이다. 공모 당선작인 이 등대는 기존의 등대 개념을 완전히 바꾼 예술작품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부산에서 시작된 다기능 조형등대가 좋은 반응을 얻음에 따라 지난해부터 제주 산지등대, 여수 거문도등대, 포항 호미곶등대 등 전국 곳곳에서 등대의 변신이 시도되고 있다. 부산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설계 과정에서 디자인 공모 비용만 추가로 들이면 예술적이고 독창적인 등대를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해양수산부의 기준안에 따라 천편일률적으로 등대를 세우는 일이 거의 사라졌다”며 “조형등대는 등대 본래의 기능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미적 기능을 살려 새로운 해양관광상품 개발과 시민들의 등대 업무 이해도 향상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사진 부산해양수산청 제공
송도 ‘고려등대’ 조감도
부산에서 시작된 다기능 조형등대가 좋은 반응을 얻음에 따라 지난해부터 제주 산지등대, 여수 거문도등대, 포항 호미곶등대 등 전국 곳곳에서 등대의 변신이 시도되고 있다. 부산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설계 과정에서 디자인 공모 비용만 추가로 들이면 예술적이고 독창적인 등대를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해양수산부의 기준안에 따라 천편일률적으로 등대를 세우는 일이 거의 사라졌다”며 “조형등대는 등대 본래의 기능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미적 기능을 살려 새로운 해양관광상품 개발과 시민들의 등대 업무 이해도 향상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사진 부산해양수산청 제공
해운대 ‘아펙기념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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