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잇감 구하려 물어뜯어 어업 피해 커…생태관광도 회의적
물범이 몰려오는 물범바위는 어민들에게도 다시마, 미역, 홍합을 채취하고 우럭과 노래미를 낚는 중요한 어장이다. 무엇보다 이 지역 어민의 주 소득원인 까나리 어업에 물범은 중요한 방해꾼이다.
최종담 두무진 어촌계장은 “전에는 보기 힘들던 물범이 요즘엔 20~30마리씩 그물 주변에 몰려든다”며 “그물을 매일 손보지 않으면 까나리가 다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까나리를 잡기 위해 쳐놓은 정치망에 함께 걸려든 전어나 삼치 등을 잡아먹으려고 물범이 이빨과 발톱으로 그물을 찢어놓는다는 것이다. 또 통발에서 우럭을 빼가고 낚시에 물린 고기를 떼어갈 만큼 영리하다며 어민들은 혀를 내두른다. 정치망에 걸려 죽는 물범은 한 해에 한두 마리 정도다.
한편, 물범을 중심으로 한 생태관광에 대해 대부분의 어민들은 회의적이다. 장형수 진촌2리 이장은 “어업피해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려니와 생태관광을 하려 해도 전용 선박을 건조하고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능력이 어민에게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어민들의 주장에 대해 원창만 박사는 “물범이 주민에게 보물 같은 존재인데도 어류자원을 고갈시키는 원흉으로 받아들여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물범이 하루에 잡아먹는 물고기는 5~12㎏인데, 인근 대청도·소청도는 물론 하룻밤에 북한의 남포 앞바다까지 가서 먹이를 먹고 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대형 야생동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이라며 “물범 생태관광으로 기껏 1박2일인 현재의 관광행태도 교육을 포함해 4박5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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