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치유 최대이견…공대지사격장 미확보 노골적 불만
제9차 한미안보정책구상(SPI)회의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조율될 것으로 기대됐던 한미간 군사현안에 대해 양국이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조정과정이 주목된다.
현재 매끄럽게 정리되지 않고 있는 현안은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 시기와 주한미군 공대지사격장, 반환예정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치유 문제 등을 꼽을 수 있다.
양국은 이들 현안에 대한 `원만한 합의'를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 현안에 대한 미측 불만의 강도가 예상 밖으로 커지자 한국측은 상당히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 반환 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 = 가장 이견이 큰 현안이다. 양측은 이달 13~14일 SPI회의에서 2011년까지 미군이 반환할 예정인 주한미군기지 59개 가운데 15개를 우리측이 인수하기로 `부분 합의'했다. 하지만 오염 치유 수준과 이에 따른 치유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최고 3천억∼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치유비용을 어떤 식으로 분담할지에 대해 양측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치유비용 규모가 5천억원에 이를 것이란 주장도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협상에서 2003년 5월 체결된 `환경정보 공유 및 접근절차 부속서 A' 규정 등을 근거로 `오염자 부담원칙'에 따라 미측이 오염원을 제거한 뒤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측은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 양해각서'를 기준으로 내세워 `인간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KISE)'을 초래하지 않기 때문에 오염제거 책임이 없다고 맞서왔다.
한미는 이런 입장차에도 SPI회의에서 15개 기지에 대해 `KISE'에 8개 항을 추가하는 방식에 일부 합의를 이끌어냈다. 즉 반환 예정 기지에 대해 우리측은 KISE 외에 ▲ 지하 유류 저장탱크 제거 ▲ 유해물질인 PCB 품목 제거 ▲ 유해물질 집하장 유출물 청소 ▲ 소화기 사격장의 납ㆍ구리 제거 ▲ 사격장 표면의 불발탄 처리 ▲ 저장탱크의 유류 방출 및 제거 ▲ 난방 및 온수 장치 청소 ▲ 냉방장치의 냉각제 제거 등을 추가로 제시했고 미측이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엄청난 비용이 드는 토양 오염 치유비용은 어떤 식으로든 한국측이 고스란히 부담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공대지사격장 문제 = 미측은 그동안 사용해오던 매향리 사격장이 폐쇄돼 한국측으로 관리업무가 이관되자 대체 사격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측은 주한 미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사격장을 확보하지 못해 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달 13일 국회 조찬 강연회에서 "지난해 8월 매향리사격장 폐쇄 이후 적합한 사격장을 갖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 공군 전투기 조종사에게 필요한 현대화된 사격훈련장이 최단시간내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선택하도록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SPI회의 미측 수석대표인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태부차관도 이번 회의에서 "한국에서 훈련이 안되면 다른 곳에서 훈련을 해야하지 않겠느냐. 가능하면 빨리 해결해달라"며 우리 측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한 미 공군의 유력한 대체 사격장 후보지로는 전북 군산 앞바다의 직도 사격장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국방부와 공군은 직도사격장을 주한미군이 활용할 수 있도록 훈련에 필요한 자동채점장비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 ◇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 한미가 공동으로 행사하도록 돼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단독으로 행사한다는 클 틀에는 이견이 없지만 단독행사 시기와 관련해서는 양측 입장이 다르다. 미측은 이번 SPI회의에서 전시 작통권을 2010년 이전에라도 넘겨주고 싶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에서 2012년 사이에 전시 작통권을 단독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해온 군으로서는 당혹스런 대목이다. 군당국은 전시 작전통제권을 단독으로 행사하려면 최소한 감시.정찰장비 수준이 지금보다 2~3배 가량 향상되어야 하는데 천문학적인 국방예산이 소요되는 이들 장비를 2010년 이전에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미측이 전시 작통권의 '조기 이양'을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군일각에서는 한미 군사현안에 대한 협상과정에서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는데 대한 '서운한 감정'이 뒤섞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환경오염치유 및 공대지사격장 문제를 전시 작통권과 연계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인 것이다. 군 관계자는 "전시 작통권을 한국군이 단독행사한다는 큰 틀에 대해서는 한미간 이견은 없다"면서도 "단독행사 시기에 대해서는 각각의 입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미는 이런 입장차에도 SPI회의에서 15개 기지에 대해 `KISE'에 8개 항을 추가하는 방식에 일부 합의를 이끌어냈다. 즉 반환 예정 기지에 대해 우리측은 KISE 외에 ▲ 지하 유류 저장탱크 제거 ▲ 유해물질인 PCB 품목 제거 ▲ 유해물질 집하장 유출물 청소 ▲ 소화기 사격장의 납ㆍ구리 제거 ▲ 사격장 표면의 불발탄 처리 ▲ 저장탱크의 유류 방출 및 제거 ▲ 난방 및 온수 장치 청소 ▲ 냉방장치의 냉각제 제거 등을 추가로 제시했고 미측이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엄청난 비용이 드는 토양 오염 치유비용은 어떤 식으로든 한국측이 고스란히 부담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공대지사격장 문제 = 미측은 그동안 사용해오던 매향리 사격장이 폐쇄돼 한국측으로 관리업무가 이관되자 대체 사격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측은 주한 미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사격장을 확보하지 못해 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달 13일 국회 조찬 강연회에서 "지난해 8월 매향리사격장 폐쇄 이후 적합한 사격장을 갖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 공군 전투기 조종사에게 필요한 현대화된 사격훈련장이 최단시간내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선택하도록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SPI회의 미측 수석대표인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태부차관도 이번 회의에서 "한국에서 훈련이 안되면 다른 곳에서 훈련을 해야하지 않겠느냐. 가능하면 빨리 해결해달라"며 우리 측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한 미 공군의 유력한 대체 사격장 후보지로는 전북 군산 앞바다의 직도 사격장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국방부와 공군은 직도사격장을 주한미군이 활용할 수 있도록 훈련에 필요한 자동채점장비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 ◇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 한미가 공동으로 행사하도록 돼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단독으로 행사한다는 클 틀에는 이견이 없지만 단독행사 시기와 관련해서는 양측 입장이 다르다. 미측은 이번 SPI회의에서 전시 작통권을 2010년 이전에라도 넘겨주고 싶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에서 2012년 사이에 전시 작통권을 단독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해온 군으로서는 당혹스런 대목이다. 군당국은 전시 작전통제권을 단독으로 행사하려면 최소한 감시.정찰장비 수준이 지금보다 2~3배 가량 향상되어야 하는데 천문학적인 국방예산이 소요되는 이들 장비를 2010년 이전에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미측이 전시 작통권의 '조기 이양'을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군일각에서는 한미 군사현안에 대한 협상과정에서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는데 대한 '서운한 감정'이 뒤섞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환경오염치유 및 공대지사격장 문제를 전시 작통권과 연계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인 것이다. 군 관계자는 "전시 작통권을 한국군이 단독행사한다는 큰 틀에 대해서는 한미간 이견은 없다"면서도 "단독행사 시기에 대해서는 각각의 입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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