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보 교수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의 높이가 해발 1950m에서 1947m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제주산업정보대 토목과 양영보(48·세한기술공사 대표)겸임교수는 최근 조선대 박사학위 논문 ‘도서지역 기준점의 정확도 해석에 의한 측지 기준망 활용’에서 “지난 2003년 7월 위성항법장치 5대를 이용해 측정한 결과 1947m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지피에스를 이용해 한라산의 높이를 측정한 결과, 백록담 분화구 서쪽 정상에 있는 기준점의 위치가 서남쪽으로 1.8m 낮은 곳으로 이동해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피에스를 이용한 오차는 몇㎝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토지리정보연구원도 지난해 한라산의 높이를 측정한 결과, 양 교수와 비슷한 수치를 얻었으며, 이를 내년에 고시할 계획이다.
양 교수는 “지난 1910년 추자도, 태랑도, 거문도의 기준점을 연결해 제주도의 고내봉, 한라산, 지미봉 등 3점을 관측했으나, 그 뒤 기준점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1939년 복구됐다”며 “그러나 관측결과만 있을 뿐 계산결과 등이 존재하지 않는 등 의문점이 많아 연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라산 정상의 기준점 위치가 이동한 것은 등산객들의 잦은 발걸음에 따른 답압(땅을 밟는 압력) 현상과 자연적인 풍화현상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라산의 높이는 언론인이자 지리학자인 지그프리트 겐테가 1901년 한라산을 등반해 최초로 측정한 결과 1950m로 나타났고, 이후 일제가 1910년 측량한 높이는 1950.11m로 나타나 그동안 1950m로 통용돼 왔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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