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밑 대형관로로 한강에 직접배수
`장마철, 성내천에 없는 것 두 가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하천범람과 흙탕물'이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집중호우로 청계천 등 도심 하천들이 몸살을 앓고 있지만 서울 송파구 성내천은 `물폭탄'에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29일 서울 송파구에 따르면 성내천이 장마에 강한 것은 바로 하천 바닥 밑에 설치된 5개의 대형 배수로와 성내천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상 감시설비 덕분.
하천 바닥에는 가로, 세로 폭이 각 2.5∼3m 크기의 배수로 5개가 매설돼 있어 필요에 따라 하천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을 성내천변을 거치지 않고 한강으로 곧바로 빠져나가도록 할 수 있다.
여기에 하천에 설치된 영상감시 설비를 통해 24시간 유량과 유속을 분석, 하천 유량이 불어나거나 흙탕물이 쏟아져 내려오면 수문을 닫아 하천에 흐르던 물줄기를 배수로로 돌리는 것이다.
이 같은 `2층식' 하천 구조 덕분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장마에도 성내천 둔치까지 물이 차오르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구 관계자는 "하천의 환경기능만을 강조해 만들어진 도심 하천들은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일시에 폐허가 되기 일쑤고 그에 따른 복구비도 만만치 않다"며 "성내천의 독특한 치수시스템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j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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