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무더위에 열대야까지 겹친 지난 4일 새벽 강원도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은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난장판으로 변했다. 강릉/연합뉴스
새벽마다 ‘쓰레기와 전쟁’
깨진술병에 부상자도 속출
깨진술병에 부상자도 속출
강원도 동해안 해수욕장이 밤마다 난장판으로 변하고 있다.
강릉 경포해수욕장의 경우, 피서 절정기를 맞은 요즘 매일 밤 해변 모래밭에서 2만여개 분량의 소주·맥주병과 팩이 수거되는 등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한다.
특히 밤새 백사장에서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는 피서객 가운데 일부는 마시고 버린 술병과 음식물 등을 모래밭에 파묻는 바람에 청소원들이 치우느라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길이 1.8㎞, 폭 80~100m에 이르는 경포 백사장에서는 매일 새벽 1시부터 오전 7시까지 모래밭을 뒤집으며 쓰레기를 파내는 중장비가 동원돼 쓰레기와의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강릉시는 매일 새벽 30명의 청소원과 70~80명의 공무원을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 투입해 청소작업을 하는 등 관내 22개 해수욕장에서 하루 28t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더욱이 깨진 술병과 폭죽에서 나온 철사가 백사장에 나뒹굴면서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양양군의 낙산해수욕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낙산해수욕장에서는 하루 두 차례씩 청소가 이뤄지고 있으나 인파가 몰리는 피서 절정기에는 청소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음식물 찌꺼기, 각종 술병, 과자봉지 등의 쓰레기가 수북이 쌓이는 실정이다.
낙산해수욕장 관리 공무원은 “해수욕장 주변에 쓰레기통을 지난해보다 더 많이 비치했지만 피서객들이 백사장에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등 질서의식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환경부담금 명목의 해수욕장 입장료를 징수하든지 자정이후 백사장 출입을 금지시키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제시하고 있어 피서객들의 무질서가 자칫 금전적 부담 또는 제한적 피서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춘천/김종화 기자 kimjh@hani.co.kr
춘천/김종화 기자 kimj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