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폭염피해 우려때 발령
프랑스에서는 폭염으로 지난 7월에만 112명이 숨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3일 땡볕에서 밭일을 하던 노인이 숨지는 등 계속되는 폭염에 따른 인명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무더위로 말미암은 피해가 심각해짐에 따라 기상청은 2008년부터 ‘열파특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이만기 기상청장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폭염 현상이 앞으로도 여름철마다 나타나 국민건강과 산업경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국민들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열파특보를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와 협력해 열파특보의 기준을 정하고 관련법을 개정해 내년에 시험운영한 뒤 2008년부터 공식 운영할 방침이다. 열파특보는 여름철 폭염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때 발령된다. 겨울철 당일의 아침 최저기온보다 다음날 아침 최저기온이 10도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여 피해가 예상될 때 발표하는 ‘한파특보’와 같은 개념이다. 호우·폭풍·태풍·대설·해일 등 ‘특보’ 사항에 ‘폭염’이 추가된 것이다.
박광준 기상청 예보국장은 “현재는 미국 기상청에서 개발한 열파지수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우리나라 여건에 맞게 활용해 기온과 습도가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를 고려한 열파특보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열파지수는 90~104일 때 ‘매우 주의-신체활동 때 일사병·열경련·열피폐 가능성 있음’, 105~129는 ‘위험-신체활동 때 일사병·열경련·열피폐 높음’, 130 이상은 ‘매우 위험-열사·일사병 위험 매우 높음’으로 표시된다. 9일 오후 3시 현재 서울의 열파지수는 100, 전남 순천은 107, 고흥은 105였다. 미국은 열파지수를 이용해 경계, 주의보, 경고 등의 3단계 특보를 발표하고 있다. 일본과 영국에서도 최고 및 최저기온 등을 기준으로 경계, 주의보, 경고, 운동금지와 같은 단계별 특보를 발표하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여름철 국지적 집중호우 예보의 정확성을 높여 피해를 막기 위해 관측장비를 확충하고, 황사의 빠르고 정확한 감시를 위해 2008년까지 황사조기경보센터를 설립해 운영할 예정이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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