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무관심·시민들 무단 채취도 골치거리
개펄체험이 자연훼손을 부른다는 우려가 높아지자 해양수산부는 ‘갯벌체험 활동 등에 관한 관리지침’을 만들어 지난 5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 핵심 내용은 무분별한 개펄체험을 막기 위해 지자체와 지방해양수산청이 개펄체험장을 지정해 관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여기엔 △전문가나 안내인이 인솔 △번식기 출입제한 △생태계 조사를 토대로 휴식제 시행 △심각한 악영향 나타날 때 출입중지 등 전향적 조처들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 지침은 권고사항일 뿐 꼭 지켜야 할 법적 근거가 없다. 아직까지 지자체 가운데 이런 개펄체험장을 지정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생태조사를 하고 안내인을 두어 개펄을 생태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관광수입에 목마른 지자체에는 아직 먼 얘기다.
어촌계가 관리하지 않는 공유수면에서 일반시민들이 개펄을 마구 파헤치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 화성·안산·제부도 등에서 이런 무단채취가 성행하고 있다. 요즘 충남 서천 해안에는 바지락과 굴 등을 캐러 온 시민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 수십대가 주차돼 있을 정도다.
그러나 개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싹트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환경운동연합이 운영하는 강화갯벌센터는 탐방로를 따라 개펄생물과 철새를 관찰할 수 있을 뿐 직접 개펄에 들어가 생물을 채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순천만 개펄에도 나무로 된 탐방로가 호평을 얻고 있다. 지난 4~6일 제1회 섬·갯벌 올림픽 축제를 증도에서 연 전남 신안군도 어장에서의 백합캐기말고는 개펄에 직접 들어가는 행사를 최소화했다. 신안군 박관호씨는 “애초에 행사 취지가 개펄을 제대로 알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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