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의 상징인 유달산에 경관 조명이 설치된 이후 매미가 떼죽음을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목포환경운동연합은 시가 지난 해부터 올 초까지 엄지바위 등 천혜의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일등바위(해발 228m)에 투광 조명등 180개를 시작으로 유선각 등 유달산 곳곳에 경관조명을 설치한 이후 매미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생태 변화가 목격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목포환경연은 지난 5-6일과 12-13일에 경관 조명이 대낮처럼 환한 불빛을 토해내고 있는 유선각 주변에서 조명등에 타 죽은 매미 200여 마리를 발견한 데 이어 여치 등 유달산에 사는 다른 곤충들도 죽어가고 있는 현장을 확인했다.
환경연 유영업 사무국장은 "손바닥을 댈 수 없을 만큼 뜨거운 유선각 조명등을 보고 매미 등 곤충이 날라와 새까맣게 타 죽어가고 있다"면서 "목포시가 '조명등이 생태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말이 허구임이 여실히 증명됐다"고 밝혔다.
이어 "선진국에서는 건물이나 유적지에 조명을 설치 할 때도 사전에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데 시는 각종 곤충과 동, 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산에 서치라이트처럼 밝은 조명등을 설치하면서도 환경성 검토 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매미의 떼죽음은 유달산 생태 변화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단체 회원들은 또 일등바위 틈에 새들의 보금자리가 있는데 밤에도 낮처럼 밝은 불빛으로 새들이 편히 쉴 곳이 없어지는 등 유달산이 관광이라는 미명 아래 크게 훼손되고 있다며 경관 조명을 즉각 철거하고 추진중인 유달산 인공폭포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유선각 조명등 부근에 이틀에 20여 마리씩 매미가 죽어 청소하고 있다"면서 "조명등 영향이 아니라 수명을 다해 죽은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근영 기자 chogy@yna.co.kr (목포=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chogy@yna.co.kr (목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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