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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도요·물떼새 사라질판…‘새만금 재앙’

등록 2006-09-29 19:10수정 2006-09-29 22:48

지난 8일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새만금 도요·물떼새 조사단이 전북 군산시 어은리 앞 말라버린 개펄에서 발견한 넓적부리도요 주검. 세계에 4천마리밖에 없는 희귀조이며, 지난봄 새만금 개펄에서 34마리가 관찰됐다. 환경운동가 주용기씨 제공
지난 8일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새만금 도요·물떼새 조사단이 전북 군산시 어은리 앞 말라버린 개펄에서 발견한 넓적부리도요 주검. 세계에 4천마리밖에 없는 희귀조이며, 지난봄 새만금 개펄에서 34마리가 관찰됐다. 환경운동가 주용기씨 제공
물막이 뒤 먹이 사라져 고작 100마리 드문드문
연구단 “금강하구 이동징후 없어…내년 봄 고비”
8년째 우리나라에서 조류 보호와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닐 무어스 ‘새와 생명의 터’ 대표는 요즘 가슴이 타들어간다. 새만금 개펄에서 도요·물떼새의 재앙이 벌어질 조짐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느해 같으면 시베리아 북부 툰드라 지대에서 월동을 위해 남하해온 붉은어깨도요가 한창 새만금 하늘을 뒤덮을 때다. 무어스는 29일 “지난주부터 이곳을 돌아보았건만 3만~5만마리는 있어야 할 이 새가 100마리도 안 보였다”고 말했다. 금강 하구에도 약 600마리만 관찰됐다. 지난 4월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도요새들의 먹이인 조개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무어스는 “붉은어깨도요는 대개 수백㎞ 정도는 더 날아갈 여분의 양분을 저장한다”며 “먹이를 찾아 중국 양쯔강 하류로 옮겨간 것 같다”고 말했다.

붉은어깨도요는 월동지인 오스트레일리아와 번식지인 시베리아를 오가는 대표적 장거리 이동 철새다.<그림 참조> 중간 경유지인 새만금에는 전세계 개체수의 3분의 1이 들른다. 먹이인 조개와 저서생물이 풍부하고 농경지와 염전 등 휴식처가 좋기 때문이다. 새만금에서 3~5주 동안 몸을 제대로 불리느냐가 이동과 번식의 성패를 가른다.

무어스는 “특히 내년 봄이 새들로서는 아주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번식지인 시베리아로 북상하는 붉은어깨도요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새만금까지 5천~8천㎞를 쉬지 않고 날아온다. 탈진상태인 이들은 어디서 먹이를 찾을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 농림부는 “새만금 개펄이 사라져도 도요새들은 인근 곰소만과 금강 하구로 이동할 수 있어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국제 연구자들이 조사한 결과는 전혀 다르다. ‘새와 생명의 터’는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도요·물떼새 연구단(AWSG)과 함께 지난 4~5월 새만금 일대의 도요·물떼새를 정밀조사했다.

이들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새만금에 오던 도요·물떼새들이 곰소만이나 금강 하구로 이동한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곰소만은 여전히 새들에게 외면받고 있고 금강 하구에서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도요·물떼새들은 새만금의 좁아드는 간석지에 몰려 죽어가는 조개를 먹으며 물막이의 충격을 견디고 있었다. 이 보고서는 “2007년에 상황은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어스는 “새만금에 먹이가 없어지더라도 도요·물떼새들이 곧바로 죽지는 않겠지만 이동 중 사망률이 높아지고 번식지에서 번식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져 결국 개체수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도요·물떼새를 배려해 새만금 방조제의 해수유통을 늘려줄 것과 새만금 개펄이 사라지면서 서해에서 가장 중요한 도요·물떼새 도래지가 된 금강 하구의 간척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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