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의견 엇갈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내놓은 경부운하 건설 계획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엇갈린다.
이 전 시장보다 앞서 1995년에 이런 아이디어를 내놓은 세종연구원 쪽은 경부운하 건설로 얻는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말한다. 세종연구원은 경부운하 건설에 22조9823억원이 들지만, 22조3935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체 산업 부문에 걸쳐 24만3200명의 고용이 창출되며 2020년엔 연간 수송비 4496억원, 교통혼잡 비용 3663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경부운하의 경제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홍종호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아직 이 전 시장 쪽에서 구체적인 건설 비용이나 경제적 부가가치에 대해 신뢰성 있는 자료를 내놓은 적이 없다”며 “건설비가 10조~20조원으로 왔다갔다 하고, 운행 시간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경제성을 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지적했다.
국토연구원은 1998년 내놓은 ‘지역간 용수수급 불균형 해소방안 조사연구’ 보고서에서, 운하 사용으로 인한 총 이득(50년 기준)은 2조6202억원인 데 비해 총 비용은 8조1179억원이나 되고, 2021년을 기준으로 서울~부산간 운하 물동량도 전체 경부축 물동량의 3.3%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운하 건설로 인한 낙동강 수질 오염과 생태계 파괴, 자연재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부정적 반응은 더욱 강해진다. 김상화 낙동강공동체 대표는 “낙동강은 한강과 달리 지역별·계절별로 유량 차가 매우 크고, 강 유역 내륙 강수량은 1년에 900㎖밖에 안된다. 운하를 건설할 경우 강이 자연재해에 대단히 민감해진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경부운하는 강 주변 식물과 모래의 자정기능, 강이 품은 문화적 기능 등,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강의 기능을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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