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축제가 열리고 있는 전북 군산에서 겨울철새 300여마리가 떼죽음을 당해 환경당국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20일 대한수렵관리협회 밀렵감시단 전북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군산시 내흥동 청과물도매시장 인근 금강변에서 청둥오리 등 겨울철새 300여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순찰중이던 감시단원이 발견해 환경당국과 경찰에 신고했다.
폐사한 철새는 대부분 쇠오리나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로 확인됐으며, 말똥가리와 보호종인 가창오리도 일부 섞여 있었다고 밀렵감시단 측은 밝혔다.
밀렵감시단 관계자는 "죽은 오리에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밀렵꾼들이 냄새가 없는 농약 등 독극물을 곡물에 섞어 뿌린 것을 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죽은 철새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검사를 의뢰하고 나머지 사체는 소각하는 한편 인근 주민과 야생동물 요리를 파는 식당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19일에도 군산시 경암동 금강변에서 흰뺨검둥오리 등 철새 40여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으며, 13일에는 40대 어민이 내흥동 금강하구둑 일대에 메틸알코올을 섞은 볍씨를 뿌려 철새 32마리를 폐사시킨 혐의(조수보호 및 수렵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 (군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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