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연구소, 발신기 붙여 행동·생태 추적
한라산연구소는 8일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생태 및 행동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던 야생동물 오소리에 추적장비를 붙여 생활권과 행동권, 생태 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라산연구소가 지난 9월 한라산 해발 970~1100m 이른바 ‘조근 두레왓’에 서식 중인 오소리 1마리를 붙잡아 발신기를 단 뒤 생태연구를 진행한 결과 가을철 생활권은 5㏊ 정도로 나타났으며, 도토리와 딱정벌레 등과 같은 곤충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굴을 파고 들어가 사는 오소리는 그동안 민간에서 야간에만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발신기 추적조사 결과 오후 2시 이후 굴에서 나와 다음날 일출 직전인 새벽 5~6시까지 활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제주지역에서는 해발 200m에서 한라산 정상까지 폭넓게 분포하는 오소리는 11월 말부터 12월 초 사이 동면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조사 대상 오소리는 지금까지 동면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산연구소는 앞으로 5~8마리의 오소리를 더 붙잡아 추적장치를 이용해 생태와 행동, 서식환경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학회 발표와 함께 보호·관리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오소리는 땅에 사는 수달이라는 의미로 ‘지달’이라고도 하며, 제주에서는 ‘지다리’로 불린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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