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동물들. 왼쪽부터 반달가슴곰, 수달, 삵, 사향노루. 환경부 제공
개펄 매립·남획으로 생태계 파괴
‘종의 기원’ 못 밝힌 미기록·신종 수두룩
연구인력 부족 생물표본 22% 그쳐
‘종의 기원’ 못 밝힌 미기록·신종 수두룩
연구인력 부족 생물표본 22% 그쳐
최근 백령도 등 서해접경해역과 경기만에서 해양생태계 기본 조사를 한 국립수산과학원은 조사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 2월과 5월 두 번 조사했을 뿐인데, 처음 보는 생물이 알려진 종보다 더 많이 쏟아져나온 것이다. 바다 바닥에 사는 저서동물을 370종 채집했는데 219종이 미기록종, 1종은 신종이었다. 조사책임자인 이원찬 박사는 “그동안 생태조사가 어류와 그 먹이인 플랑크톤에 집중됐을 뿐 저서동물 등 다른 생물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새로 채집된 미기록종들. 위부터 환형동물 다모류, 동물플랑크톤 몬스트릴로이드, 연체동물 복족류.
생물표본 소장 규모 비교
조사 시작단계, 쏟아지는 미기록종=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올해부터 대규모 생태조사 사업에 들어갔다. 환경부는 앞으로 9년간 710억원을 들여 한반도 자생생물 발굴사업을 벌인다. 600만점의 생물표본을 확보하고 고유종과 신종 3만종을 발굴하는 게 목표다. 정약전이 남긴 〈자산어보〉처럼 한반도 자생생물의 분류·분포·생태 정보를 망라한 68권의 ‘생물지’도 펴낸다. 제3차 전국 자연환경조사도 올해부터 10년 동안 벌어진다. 해양수산부도 올해부터 10년간 계속될 해양생태계 종합조사에 착수했다. 환경부의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을 총괄하는 원광대 김병진 교수는 “지난 넉달 동안 채집했는데도 곤충과 무척추동물 분야에서 미기록종과 신종이 다수 나왔다”고 말했다. 이런 대대적인 생태조사에서 확보된 생물표본을 보관하고 연구할 센터인 국립생물자원관은 내년 초 개관한다. 또 환경부는 ‘생물자원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타이·필리핀 등을 대상으로 생물자원 연구센터를 설치하고 국제협력을 통해 생물자원을 확보하는 장기계획도 세워놓았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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