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마구잡이 방류·양식 서식지도 무시해 ‘생태계 파괴’
최근 양식과 방류가 크게 늘어난 산천어가, 인위적인 유역변경 못지않은 생태계 파괴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천어는 원래 강원도 영동지역에서 동해로 흐르는 계곡에만 서식하며 경북 울진 이남에는 없는 연어과 어류이다. 그러나 이를 서식지가 아닌 한강 상류 계곡과 낙동강 물줄기인 지리산 계곡에까지 풀어놓고 있다.
산천어는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위치한 공격성이 강한 어종이어서, 이들을 방류하면 버들치·금강모치 등 계류성 어종에겐 치명타를 입히게 된다. 또 산천어의 산란기는 가을이어서 산란기가 봄인 열목어와 교잡을 이룰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기존 열목어와의 먹이경쟁은 불가피하다.
게다가 요즘 양식되는 산천어는 일본산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토종 산천어는 다 자라도 20㎝ 이하이지만 이들은 30㎝ 이상 자란다. 양식업자들이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기백 동해수산연구소 연어연구센터 연구사는 “일본산 ‘아마고’는 우리 산천어와 서식장소와 산란기가 같아 토종과 잡종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되면 한반도 고유의 산천어 유전자원은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지자체가 ‘산천어 축제’로 큰 성공을 거두자, 산천어의 행사장 이탈 등의 대책을 소홀히 한 채 산천어 이식에 지자체들이 앞다퉈 나설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홍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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