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간 폭설·혹한에 먹잇감 태부족
천연기념물 산양 등 탈진·부상 30마리
천연기념물 산양 등 탈진·부상 30마리
강원산간이 폭설과 혹한에 빠져들면서 먹잇감을 구하지 못한 야생동물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굶주린 일부 야생동물들은 먹잇감을 구하려고 민가 부근으로 내려왔다 불법 사냥도구에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는 일이 줄을 잇는 상태다.
15일 강원대 야생동물구조센터에는 눈덮힌 산간에서 먹이를 찾지 못해 탈진하거나 부상을 입은 야생동물 30여 마리가 치료를 받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217호인 산양 4년생 암컷 1마리는 앞 발목이 잘린 채 발견돼 절단수술을 받았고, 다른 산양 2마리도 뒷다리를 다치는 등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달 초에는 먹이를 찾으려고 춘천 인근 한 농가 닭장을 습격했던 수리부엉이 1마리가 닭장 사이에 끼어 빠져나오지 못해다 센터에 구조됐으며, 지난 9일 새벽에는 춘천시내 도로에서 올빼미가 달려오던 자동차에 치여 길 한복판에 쓰러져있다 행인에게 발견됐다.
또 지난달 25일에도 춘천 외곽 야산에서 먹이를 찾아 헤매던 1년생 암컷 고라니 한마리가 인근 공사장에서 떨어져 허리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있다.
야생동물구조센터는 “겨울철 폭설로 먹잇감이 눈 속에 묻히자 민가 부근으로 내려오다 주민들이 몰래 설치한 덫이나 올가미 등에 걸려 큰 부상을 입거나 탈진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kim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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