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어제 미세먼지 농도 높아”
기상청 “맨눈으로는 식별 어려워”
기상청 “맨눈으로는 식별 어려워”
4일 우리나라의 황사 발생 여부를 놓고 환경부와 기상청의 발표가 엇갈려 혼란을 주고 있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우리나라 황사 발생’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어 “새벽 2시부터 백령도에 황사가 나타나기 시작해 4일 낮 동안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농도가 백령도 301㎍/㎥(아침 7시), 강화 석모리 436㎍/㎥(아침 8시), 태안 파도리 358㎍/㎥(오후 1시)로 평상시보다 크게 높아진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올해 첫 황사라는 게 요지다.
반면 기상청은 같은 시각 발표한 브리핑 자료에서 “4일 기류 분석과 미세먼지 농도 변화 등을 종합해 볼 때 약한 황사현상으로 추정된다”면서도 “그러나 맨눈으로 쉽게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해 공식 황사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황사 발생 여부는 기상청이 최종 확인하도록 돼 있어, 4일은 공식 황사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안연순 환경부 대기정책과장은 이에 대해 “미세먼지 농도가 400㎍/㎥대에 이르렀는데 황사가 아니면 무엇으로 해석할 수 있느냐”며 “눈으로 관측이 안 됐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전영신 기상청 황사연구팀장은 “세계기상기구의 규정대로 황사는 안개 등과 마찬가지로 육안 관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오전 6시 관측기기 수치가 가장 높았음에도 둥근달은 상당히 잘 보이는 등 맨눈 관측으로는 황사가 왔다고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3일에는 중국 산둥반도 쪽에서 오염물질이 넘어온데다 4일 만주에서 북한을 거쳐 유입된 황사가 혼합돼 관측기기 수치가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영 김정수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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