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평균기온 0.5도 상승
올해 우리나라는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황사 등 이상기상 현상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만기 기상청장은 8일 “올해 우리나라 기온은 평년(12.4도)보다 0.5도 이상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1998년보다 기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영국 기상청은 지난 1월 올해 세계 평균기온이 평년(14도)보다 0.54도 높아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 청장은 “온난화의 가속으로 기상현상의 강도가 강해질 확률이 높아 올해 이상기상 현상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겨울 황사 발원지의 강수량이 평년의 10%에 머물러 우리나라에 평년(전국평균 3.6일)보다 황사 현상이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봄철 황사는 서울의 경우 1980년대 3.9일이던 것이 90년대 7.7일, 2000년 이후 12.8일로 급증하고 있다.
권원태 기후연구실장도 “최근 10년간 15개 지점의 평균기온이 14.1도로 평년(1971~2000년) 값 대비 0.6도 상승하고,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더운 해가 7년이나 들어 있다”며 “그러나 주로 봄과 겨울의 상승폭(0.7도)이 큰 경향을 보여 올해 기온이 높더라도 여름이 더울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연평균 기온이 상승할 경우 여름철 집중호우의 발생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하루 80㎜ 이상 집중호우 발생빈도가 50년 전(1954~1963년) 연평균 23.5일에서 최근(1996~2005년)에는 36.7일로 1.7배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수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강도는 강해지고 있다”며 “루사, 매미 등 4조원 이상 피해를 발생시킨 태풍이 최근 5년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최근 발표된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위원회’(IPCC)의 시나리오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21세기말 한반도의 기온은 4도 높아지고 강수량은 17%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청장은 “기상·기후 재해를 줄이기 위해 오는 7월부터 폭염 특보를 시험 운영하고, 내년까지 국가태풍센터와 국가기상위성센터를 설립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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