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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필요 이상의 소비는 죄악입니다”

등록 2007-03-18 18:55

스치다 다카시
스치다 다카시
일 문명비평가 스치다 다카시 내한강연
“공생공영이 아닌 공생공빈의 삶이 절실합니다.”

환경사회학자이자 문명비평가 스치다 다카시 전 교토대 교수. 그는 자녀가 아토피에 걸린 것을 보고 현대문명 연구에 몰두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1973년 ‘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는 모임’을 만들어 대표를 맡아 도농직거래운동과 생명운동을 펴고 있다.

한국기독교생명포럼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그는 16일 대한YWCA 강당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는 것은 죄악”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인류는 수십억년을 통해 형성된 자원을 자신의 풍요로움을 위해 100년 만에 다 써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풍요로움도 자손들 미래를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누려야 합니다.”

〈공업사회의 종말〉 〈지구를 부수지 않고 사는 방법〉 등을 펴낸 스치다 대표는 1970년대 개발지상주의가 일본 사회를 휩쓸던 시대에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뜻의 ‘공생’이라는 말을 처음 써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특히 생명까지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대 산업문명이 과연 옳은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것을 촉구했다. 그는 현대사회의 질병 증가가 생명 그 자체인 먹거리를 대하는 태도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생명은 시간이 지나면 변하게 돼 있는데 이를 상품으로 보면 진열장에 오래 유지하기 위해 방부제·착색제를 쓰고 소비자를 끌기 위해 합성감미료를 넣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1955년 정부가 사용을 승인한 식품첨가물은 100여종이었고 10년 뒤에는 300여종으로 늘어났으나 이 중 48종이 발암물질 등 인체 유해 성분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금지됐다고 한다.

“그런 첨가물은 소비자를 위한 게 아니라 생명을 상품으로 여기는 식품산업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생명을 기르는 농업도 식품과 마찬가지로 산업의 대열에 합류하면서 여러 문제점을 낳고 있다고 했다. 스치다 대표는 “농약은 농사에 도움이 되는 약이 아니라 넓게 봐서는 작물이 자라는 환경을 파괴하는 ‘농독’”이라고 했다.

산업사회는 경쟁을 격화시키고, 결국 사람 관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스치다 대표는 말한다. 산업화 초기 아이들은 일터에 나가는 아버지 등이라도 볼 수 있었지만 요즈음엔 부모 얼굴조차 보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직장에 의해 납치된’ 부모들은 정년퇴직을 하는 순간 산업폐기물로 취급당하고, 그 사이 부모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은 경쟁에 내몰려 이지메나 자살 등의 문제를 낳는다”고 했다.

“30여년 전 공생이라는 말을 쓸 때 그 대상은 인간만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과 함께 나눠야 인간도 생존이 가능합니다. 그러려면 자원을 함께 나눠, 함께 가난해져야 합니다.” 그가 〈공생공빈〉이라는 책을 쓴 이유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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