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새만금 방조제 바깥 쪽으로 하얀 거품과 악취로 오염된 바닷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주용기씨 제공).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1년 그 후
조개 죽고 물 썩어 어민들 한숨
둑 헐고 물길 넓혀 재앙 막아야 오는 21일이면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최종 마무리된 지 1년이 된다. 그 사이 방조제 안팎 개펄과 바다 생태계 그리고 어민공동체는 심각한 붕괴 위기를 겪고 있다. 방조제가 막히기 전 새만금지역은 만경강과 동진강이 자유롭게 흘러들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대단위 염하구 개펄을 이뤘다. 조석간만의 차는 최대 7m에 이르렀다. 수많은 어패류들이 산란하고 서식하기에 좋아 생물다양성이 높은 곳이었다. 그러나 방조제가 막히고 나서 총길이 540m인 두 개의 배수갑문을 통해서만 바닷물이 드나들고, 아주 닫아 놓는 일도 많아 해수유통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조석간만의 차이는 1m로 줄었고 염도가 낮아졌으며 개펄도 아주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바닷물이 더는 들어오지 않는 지역이 많아져 개펄에 살던 조개나 갯지렁이, 게 등 수많은 저서생물들이 죽었다. 또한 항상 바닷물에 잠기는 면적이 늘어나 적조현상 등 수질오염이 생겼고, 죽뻘이 쌓여 어패류들이 폐사하고 있다. 어민들의 주요 소득원이던 백합은 껍질이 검고 얇아졌으며 종패들도 많이 줄어들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 때면 메말라버린 개펄지역에서 모래가 날려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주민들의 생계는 더 막막하다. 지난 겨울부터 백합을 거의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주민들은 식당일을 하거나 일당을 받고 쓰레기 줍기에 나가고 있고, 문을 닫는 바닷가 횟집들도 늘고 있다. 방조제 바깥도 예외가 아니다. 1호 방조제 밖 개펄에 뿌린 백합 종패들이 죽어나가고, 위도면 치도리 앞 개펄과 서천군 유부도 개펄은 모래가 펄로 변하면서 조개들이 폐사하고 개맛들이 증가하고 있다. 변산해수욕장의 모래와 고창 만돌리의 개펄이 없어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방조제 바깥 바닷물의 흐름이 변하고 유속이 느려졌기 때문이다.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겠지만, 그 영향은 서해안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곳곳에서 어민들이 물막이 이후 어업이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새만금 배수갑문을 한동안 닫았다가 열 때면 오염물질이 섞인 누런거품이 바깥으로 흘러나와, 변산해수욕장 방문객이 많이 줄고 있다. 또 새만금 사업을 위해 엄청난 양의 바닷모래를 사용하고 있어 새만금 외해역의 생태계 파괴는 물론 어장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재앙과 주민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방조제 일부 구간을 걷어내고 교량을 건설해 해수 유통을 확대해야 한다. 주용기/환경운동가 juyki@hanmail.net
큰뒷부리도요의 세계적 권위자인 필 배틀리(왼쪽) 박사가 지난 4일 환경운동가 주용기씨 안내로 사막처럼 바뀐 새만금 개펄을 둘러보고 있다.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