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13일 최근 경주시 감포항 남동방 해역에서 발생한 오징어의 폐사 원인은 식물플랑크톤인 키토세로스(Chaetoceros)의 대량 번식에 따른 용존산소 부족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동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포항 및 울산해경, 포항지방해양수산청 등 유관 기관의 제보에 따라 시험조사선 탐구5호 등을 현장에 급파, 현장관측을 실시한 결과 식물플랑크톤이 모여 형성된 덩어리가 발견됐고 이곳에서 떠 온 물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규조류의 일종인 키토세로스의 밀도가 해수 ㎖당 3만∼8만 개체의 범위로 높게 나타났다.
이 식물플랑크톤은 목걸이 구슬을 꿰 놓은 것처럼 길게 연결된 연쇄군체를 형성하고 길고 뻣뻣한 털(강모.剛毛)을 가지고 있어 고밀도로 발생할 경우 강모가 서로 엉키면서 오징어의 아가미에 붙어 산소교환 능력을 떨어뜨린다.
또 죽은 식물플랑크톤이 분해되거나 혹은 야간에 호흡에 의해 수중의 용존산소 농도를 감소시켜 오징어의 폐사를 유발할 수 있다.
최근 동해 남부 연안에서 발생한 활오징어 폐사도 어획 과정에서 발생한 스트레스와 함께 고밀도의 키토세로스로 인한 산소 부족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동해수산연구소는 키토세로스가 대량으로 모인 해역을 항해하는 어선의 경우 활오징어 관리 등에 각별한 유의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키토세로스가 고밀도로 발생한 동해남부의 연안해역은 북상하는 동한난류의 영향으로 14℃ 이상의 수온분포를 보여 평년에 비해 1∼2℃ 높게 나타났으며 12일 현재 포항해경 소속 헬기 탑승에 의한 현장 예찰결과 수색변화 등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오후 경북 경주시 감포항 동남쪽 20마일 해상에서 수㎞에 걸쳐 유독성 띠가 발견되고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던 채낚기 어선이 잡은 오징어의 20% 가량이 집단 폐사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유형재 기자 yoo21@yna.co.kr (강릉=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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