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로 여겨지는 쓰레기소각장에 천연기념물 323호 황조롱이가 5년째 둥지를 틀고 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환경공단 산하 해운대소각처리장은 처리장 건물 5층 외벽에 황조롱이 암수 한 쌍이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처리장 직원들에 따르면 황조롱이 부부가 이곳을 보금자리로 삼은 것은 5년전으로 매년 새끼를 낳아 키우면서 쥐나 작은 새 등 먹이를 사냥해와 먹이는 모습이 목격되곤 했다.
번식기인 봄을 맞아 최근에는 소각장 주변을 비행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소각장 측은 "쓰레기소각장에 대해 다이옥신이나 매연 등으로 인식이 나쁘기 마련인데 법적 기준치에 훨씬 못미치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청정시설이라는 것을 새가 안 모양"이라며 황조롱이 부부와 '동거'를 내심 뿌듯해 하고 있다.
조류전문가인 환경생태연구소 이기섭 연구원은 "지금으로서는 황조롱이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길이 없으므로 황조롱이 서식이 청정환경을 증명한다고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대기오염이 심했으면 황조롱이가 둥지를 틀고 정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미 기자 helloplum@yna.co.kr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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