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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멸종위기 ‘독미나리’ 위해 밭 내놔

등록 2007-05-15 17:53수정 2007-05-15 20:51

강릉 오용해씨 명예야생동식물보호원 임명
강릉 오용해씨 명예야생동식물보호원 임명
강릉 오용해씨 명예야생동식물보호원 임명
지난 14일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밭두렁에서 신동원 원주지방환경청장과 한 농부가 녹색협약을 체결하는 특이한 행사가 열렸다. 희귀식물을 보호하는 데 자기 밭을 선선히 내놓기로 한 오용해(42·사진)씨는 이날 야생동식물 보호원으로 임명됐다.

오씨의 배추밭 가장자리엔 물이 많이 난다. 동네에선 이곳을 예부터 ‘동초밭’이라 불렀다. 오씨는 부모로부터 여기서 나는 식물이 귀중하다는 얘기를 들으며 자랐다.

지난 9월 국립환경과학원은 멸종위기 야생식물 전국조사를 하다가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독미나리 자생지임을 발견했다. 독미나리는 산성토양이 있는 습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그런데 이곳은 지방도로 확장·포장 구간에 편입돼 있어 서식지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원주지방환경청과 국립환경과학원, 강원도, 한국자생식물원 등은 자생지를 보호하고자 노선의 일부를 바꾸기로 했다. 노선 수정으로 오씨의 땅도 도로편입에 따른 보상대상에서 제외되는 대신 보호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오씨는 기꺼이 받아들였다. 보호지역으로 지정될까봐 자기 땅의 습지를 갈아엎는 세태와 대조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독미나리 자생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독미나리 자생지

현재 독미나리 70포기가 자라는 오씨의 밭 140평은 앞으로 환경청이 맡아 모니터링 등 자생지 보호를 해 나가게 된다. 오씨는 이날 명예 야생동식물 보호원으로 임명돼, 자생지 서식환경 훼손을 감시하고 계도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원주지방환경청 한정호씨는 “오씨의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귀중한 생물자원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며 “오씨가 입은 손실을 임차료 형식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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