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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볏집 지어 ‘환경아 같이 살자’

등록 2007-07-02 21:20

이웅희(45)
이웅희(45)
2년간 동강 등에 12채 지어 보급
건축비 싸고 단열·통기성 탁월
흙으로 미장해 화재 걱정 없어요

도시를 벗어나는 행렬이 늘고 있다. 귀농을 하는 사람도 있고 은퇴 뒤 전원생활을 위해 가는 이들도 있다. 모두들 고민하는 게 집이다.

몸에 좋고 환경도 생각하고 거기에다 건축비까지 싸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그런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건축법이 생겨났다. 스트로베일하우스다.

스트로베일하우스는 집의 뼈대를 세운 뒤 벽돌이나 콘크리트 대신 압축한 볏단으로 벽체를 쌓아 만드는 집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트로베일 건축 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이웅희(45)씨에 의해 도입됐다.

“농촌에 가서 공동체를 이루고 살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다 우연히 스트로베일 건축에 대해 들었어요.”

이씨는 2005년 4월 오스트레일리아로 날아가 스트로베일하우스연맹이 연 2주 과정의 워크숍에 참석해 스트로베일 건축 기술을 배우고 돌아왔고 현재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동강지기로 일하고 있는 홍석천씨와 함께 곧바로 강원도 영월의 동강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스트로베일하우스 1호가 동강사랑(東江舍廊)이다. 시행착오가 무척 많아 집을 짓는 데 무려 4개월이나 걸렸다. 동강사랑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2채를 지었다. 그 자신도 스트로베일하우스에서 생활한다.

스트로베일하우스 짓는 이웅희씨
스트로베일하우스 짓는 이웅희씨
스트로베일하우스는 배운 대로 장점이 무척 많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건축비다. 직접 집을 지으면 평당 100만~150만원이면 집을 지을 수 있다고 한다. 시행착오를 겪고 집을 지을 때 실수를 하더라도 250만원은 넘지 않는다고 했다. 다음으로 건축재료의 생태성이다. 짚단으로 벽체를 쌓은 뒤 마감을 하기 때문에 시멘트를 쓸 일이 거의 없다. 다음으로 단열성이 뛰어났다. 볏짚 뭉치를 통째로 쌓기 때문에 단열과 보온효과가 워낙 뛰어나 석고 보드 같은 별도의 단열재가 필요없다. 하지만 벽체가 조금 두꺼워진다는 단점은 있다. 통기성은 말 그대로 탁월하다. 이씨는 거실 문을 모두 닫고 삼겹살을 구워 먹어도 냄새가 금방 사라진다고 했다.

이씨는 볏짚으로 집을 지을 경우 많은 이들이 화재 걱정을 하지만 짚단을 쌓은 벽체 위에 흙으로 미장을 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소방안전시험을 했는데 스트로베일 벽을 1012도의 열로 두 시간 넘게 가열했는데도 불이 전혀 붙지 않았고 반대쪽 벽의 온도 상승은 5도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스트로베일하우스는 누구나 쉽게 배워서 지을 수 있는 건축공법입니다. 많은 분들이 배워서 자신이 살 집을 스스로 지었으면 합니다.”

딱 9일만 배우면 내 집 내 손으로

우리나라에서 스트로베일 건축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스트로베일건축연구회다. 연구회는 1년에 4회 정도 1주 과정으로 워크숍을 열어 건축기술을 가르치고 보급하고 있다. 건축의 이론과 기초과정을 간단히 배우고 벽쌓기와 미장하기를 4~5일 동안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1주 과정이지만 실제 교육일수는 9일이다. 참가비는 60만원. cafe.naver.com/strawbalehouse. 직접 집을 짓기 어려운 이들은 워크숍을 마친 뒤 스트로베일하우스를 지어주는 모임에 맡겨서 지을 수도 있다.

이씨가 최근 홍순천씨와 함께 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집 스트로베일 하우스〉(시골생활)는 스트로베일하우스에 대한 소개와 재료 준비하기, 기초 만들기, 지붕올리기, 벽쌓기, 미장하기 등 스트로베일하우스를 짓는 전 과정을 담고 있다.

글·사진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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