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호저수지에 살다가 1945년께 마지막으로 확인된 뒤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고유종 민물고기 '서호납줄갱이'가 일본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는 "후쿠야마의 아시다강에 서식하고 있는 `스이겐제니타나고'가 서호납줄갱이로 확인됐으니 이들의 고향인 수원 서호에서 합동생태조사를 하고 싶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
환경부 멸종동물 도감, 수원시사, 미국 자연사박물관 등에 흩어져 있는 관련 기록들에 따르면 지난 1913년 미국인 생물학자 조던과 매츠 두 교수가 수원 서호에서 신기하게 생긴 잉어과 물고기 한 마리를 채집했다.
어른 손가락 길이(51㎜)에 몸 높이는 길고 머리와 입이 작은 이 연약한 물고기는 `Rhodeus hondae'라는 학명으로 학계에 발표된 뒤 1945년 당시 서울대 농과대학 강수원 교수가 서호납줄갱이를 보았다는 기록이 마지막으로 남아있으며 이후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에서도 히로시마현, 오카야마현에서만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고, 미국 시카고 자연사 박물관에 모식표본으로 보관돼 있다.
서호에만 살던 서호납줄갱이가 어떻게 일본으로 이동했는지도 알려진 바가 없으며 멸종 사실도 설로만 전해질 뿐 명확하지 않다.
수원시 관계자는 "다음달 6일 실시되는 한.일 합동생태조사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여러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도 토론을 벌일 예정"이라면서 "생물종의 국가간 이동이 쉽지는 않지만 서호납줄갱이가 수원 고유의 어종인만큼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 eoyyie@yna.co.kr (수원=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eoyyie@yna.co.kr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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