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배후도시나 복합공단이 들어서면 사천강에 오폐수가 흘러들어 DMZ 습지의 훼손 우려된다.
복합공단·배후도시 들어서면…사천강 유입
개성공단의 오·폐수가 사천강·임진강·한강 하구로 이어지는 비무장지대(DMZ) 서쪽 습지생태계를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토지공사와 현대아산㈜이 작성해 북한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개성공단 1단계 조성사업 ‘환경보호 계획’을 보면,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이 개성시 봉동리 일원 33만여㎡(100만평)에서 올 연말까지 마무리되면 하루 2만4800㎥의 폐수와 4400㎥의 오수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물은 이달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간 하루 3만㎥ 처리 용량의 폐수종말처리시설에서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30ppm 이하로 처리돼 하나의 물줄기로 이어진 삼봉천·사천강·임진강을 거쳐 한강 하구로 흘러나간다.
군사분계선을 따라 흐르는 북한의 사천강은 갈수기 유량이 초당 0.743㎥에 지나지 않는데, 흘러드는 공단 오·폐수는 초당 0.347㎥로 전체 유량(초당 1.09㎥)의 31.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천강의 수질은 비오디 0.9ppm으로 팔당 물보다 깨끗하다. 그렇지만 갈수기에 공단 폐수가 섞이면 10.2ppm까지 떨어져 서울 안양천 중 가장 오염이 심한 구간과 같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폐수종말처리장 방류수로 사천강 오염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귀곤 서울대 생태조경학과 교수는 “사천강이 오염되면 국제적인 보호가치가 있는 비무장지대 서쪽 습지의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통합유역관리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는 장기적으로 1단계 사업의 20배에 이르는 65.7㎢(2천만평)에 인구 50만명 규모의 복합공단과 배후도시가 건설될 예정이어서, 오·폐수가 제대로 처리된다고 해도 사천강은 사실상 ‘폐수로’로 바뀔 전망이다. 특히, 공단에 유치할 업종에는 중금속과 난분해성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염색·피혁·금속조립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남한의 사전 환경성 검토와 환경영향 평가를 대신하는 이 환경보호 계획은 1단계 사업지역 반경만을 대상으로 해 정작 생태적 가치가 높은 사천강 유역 습지와 임진강 등은 평가 대상에서 빠져 있다.
유소영 녹색연합 간사는 “지속적인 남북 경협을 위해서라도 정부는 환경문제에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기정 통일부 개성공단지원사업단 사무관은 “입주업체를 남한과 거의 비슷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심각한 환경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전종휘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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