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 급증은 ‘온난화 경고장’?
한국 찾는 개체수 1년새 3배
“툰드라 번식지 증가 이상현상”
“툰드라 번식지 증가 이상현상”
해마다 장대한 군무를 선보이는 가창오리(사진)는 전세계 개체군의 95%가 우리나라를 찾는다. 우리나라의 개체군이 사실상 지구상 집단의 전부인 셈이다. 그런데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1월 전국 동시 센서스를 한 결과 전년도의 3배, 역대 최고인 2004년의 1.8배인 무려 82만마리의 가창오리가 왔다. 무엇이 이 오리의 ‘인구폭발’을 불러왔을까. 국립환경과학원은 지구온난화를 그 원인으로 들었다. 온난화로 이 철새의 번식지인 시베리아 툰드라에 번식장소가 늘어나고 먹이량이 증가했다는 유엔환경계획 등의 보고가 그 근거다. 그렇다면 가창오리가 메뚜기처럼 한 해 사이에 폭발적으로 번식했단 말일까. 유병호 국립환경과학원 생태복원과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 추정의 근거는 이렇다. 지난해 도래한 27만마리 가운데 암컷의 80%인 10만8천마리가 평균 8개의 알을 낳는다. 기온이 올라가면 번식 성공률은 60%에 이른다. 모두 곱하면, 새로 태어난 새끼는 약 52만마리, 어미까지 합치면 거의 80만마리에 육박하는 수치가 나온다. 이런 증가 추세는 계속될까. 유 과장은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온난화가 툰드라 지대의 감소로 이어져 서식지가 줄어든 가창오리의 개체수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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