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새치
[특산물 지도가 바뀐다]
수산물지도도 변화중…오징어떼 서해로 몰려
수산물지도도 변화중…오징어떼 서해로 몰려
“오징어떼를 따라 서해까지 오지요.”
경북 영덕의 ‘채낚기’ 어선 거양호(선장 이명희·59)는 두달째 전남 흑산도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다.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던 오징어가 서해에 출현하면서 전남 진도~전북 군산~충남 서산(안흥)까지 어장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 진도 서망항에선 3년 전부터 오징어 파시가 열리고 있다. 이 선장은 “수온이 오르면서 서남해에 오징어떼가 몰려 3년 전부터 이곳에서 조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안 흑산도 인근 바다에는 7월 중순부터 오징어 어선들이 몰려 추석 전까지 조업을 한다. 충남 서산 안흥 인근 해역에선 전국에서 몰려온 채낚기 어선 70여척이 현재 조업 중이다. 박선순 흑산수협 유통판매과장은 “동해에서 오징어를 잡던 채낚기 어선의 90%가 서남해로 와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남해안의 오징어 풍어는 어장 지도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서남해안에서 홍어·꽃게·병어 등 난류성 어족이 많이 잡힌다. 남해안에 많던 멸치떼는 지금은 전북 군산뿐 아니라 충남 보령 등 서해 북부까지 올라갔다. 동해에선 과거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보라문어와 붉은바다거북, 만새기, 흑새치 등 아열대 어종(사진)이 다량으로 잡히고 있다.
이런 현상은 바다 수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를 보면, 올 바다 수온은 1982년과 비교해 서해는 0.94도, 남해 0.83도, 동해 0.82도 상승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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