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뭇가사리로 바이오에탄올 만든다
생산기술연 제조 성공 “친환경적이고 간편”
‘우뭇가사리로 기름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김경수 박사팀은 9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차 바이오에너지 국제포럼에서 우뭇가사리를 비롯한 홍조류에서 바이오 에탄올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본격 상용화까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바이오 에탄올 보급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원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에탄올은 최근 들어 휘발유를 대체할 수송용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주요 원료가 옥수수·사탕수수 등 곡물계인 탓에 농작물값 급등과 기아문제 심화를 부른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또다른 원료인 목질계는 리그닌 성분을 제거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공정이 단점이었다.
반면에 홍조류는 발효 가능한 탄수화물의 함량이 목질계 원료에 비해 1.5∼2배 정도 높고, 제조 공정도 상대적으로 간편하다고 김경수 박사는 설명했다. 또 연간 4∼6회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생장 속도가 빠르고 이산화탄소 흡수효과도 뛰어나 환경친화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홍조류의 탄수화물을 포도당으로 분해시키는 총생산수율이 20~25% 정도인 게 문제다. ℓ당 0.2달러 선의 경제성을 갖추려면 이 생산수율을 36%까지 높여야 한다. 김 박사는 “홍조류는 햇빛과 이산화탄소, 바닷물만 있으면 왕성하게 자라 여수 연안 80㎢의 바다만 이용해도 전남 지역 휘발유 사용량 전부를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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