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땅속 ‘균사’ 사흘 평균온도
19.5도 이하돼야 버섯으로
너무 높거나 낮으면 송이 못펴
19.5도 이하돼야 버섯으로
너무 높거나 낮으면 송이 못펴
강원과 경북 산간지역에서만 나는 송이는 이들 지역의 값진 소득원이다. 이처럼 송이가 드문 까닭은 땅 속 환경 변화에 송이가 극히 민감하기 때문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송이는 소나무 뿌리와 공생을 하는 버섯으로 연중 균사 형태로 자라다 5~7월과 9~10월 버섯 형태로 자라난다. 따라서 소나무숲은 필수이고 균사가 버섯으로 자라나는 아주 특이한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소나무숲이 전국에 널려 있지만 송이가 나는 곳은 강원 양양, 인제, 경북 울진, 봉화 등 손에 꼽히는 이유이다.
심교문 농업과학기술원 박사팀은 2003~2005 3년 동안 강원도 양양군 서면 논화리에서 분 단위로 기상요소를 재는 자동기상관측시스템을 설치해 기상 요인과 송이 발생의 관계를 조사했다.
흥미롭게도 땅속 온도는 송이의 균사가 버섯으로 자라나도록 하는 방아쇠 구실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땅속 5㎝ 깊이에서 재는 연속 사흘의 평균 온도가 19.5도 이하로 떨어지는 ‘저온자극’이 있으면, 그로부터 16일 뒤 버섯이 발생한다. 그러나 만일 다음 사흘간의 지온 평균이 21도 이상으로 오르면 앞서 자극은 무효가 되고, 버섯이 피어나려면 새로운 저온 상태가 와야만 한다. 또 지온이 14도 밑으로 떨어지면 송이의 발생은 중단된다. 이 때문에 송이가 가장 많이 나는 가을철에도 버섯이 나오는 기간은 한 달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
심 박사는 “다른 작물과 달리 송이의 인공재배가 힘든 이유의 하나는 이처럼 적정 생육온도의 범위가 극히 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당한 온도와 함께 토양수분을 15~20% 범위로 유지시켜 주는 지나치지 않은 강우도 송이 버섯 발생기간을 연장시켜 결과적으로 송이 생산 증가를 낳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온도와 강수량 자체만이 송이 생산량을 결정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논문은 밝혔다. 온도와 습도 등 기상조건 뿐 아니라 토양, 주변 식생 등 다양한 요인이 송이 생산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심 박사는 “솔잎을 땔감용으로 긁어내던 과거에 비해 방치하는 요즘 송이균사와 경쟁하는 토양미생물이 많아져 송이가 자라는 조건은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최근 발간된 한국농림기상학회지 가을호에 실렸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이 논문은 최근 발간된 한국농림기상학회지 가을호에 실렸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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