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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피난올 때 고향집에 자두씨앗 심고온 마음으로…”

등록 2007-11-07 19:04

내셔널트러스트에 ‘민통선 야산’ 기증한 실향민 신중관씨
내셔널트러스트에 ‘민통선 야산’ 기증한 실향민 신중관씨
내셔널트러스트에 ‘민통선 야산’ 기증한 실향민 신중관씨
“1974년 신문에 공시지가 1원짜리 땅이 났더군요. 적금 부어 어렵게 모은 돈 100만원으로 이 땅을 샀습니다. 나무 심으려고요.”

신중관(63·인천시 계양구·사진)씨는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임야 헌정식에서 이렇게 산 땅 중 3개 필지 3만9천여㎡를 한국내셔널트러스트(대표 양병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에 기증했다.

경기도 연천군 중면 적거리에 있는 이 땅은 임진강을 굽어보는 비무장지대에 인접한 민통선 지역의 야산으로, 생태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 남북교류가 활기를 띠면서 난개발이 우려되고 있는 비무장지대 일원에 보전을 위한 첫 거점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내셔널트러스트(국민신탁)란 시민들의 모금이나 기부로 보존가치가 큰 자연유산이나 문화유산을 확보해 영구적으로 보전·관리하는 시민운동이다.

신씨는 황해도 옹진군이 고향인 실향민이다. 올해 인천 문학초등학교 교감으로 정년퇴임하기까지 37년간 교직에 몸담았지만, 그의 평생 꿈은 “나무 가꾸는 것”이었다. 1951년 1·4후퇴 때 고향집 울타리 옆에 자두씨앗을 심고 피난을 왔다는 그는 “고향이 지척인 백령도에서 기한을 넘겨가며 근무를 자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그는 민통선 안의 다른 땅을 종교단체에도 기증했다. 아들들에게도 일부 나눠줬다. “쓰다가 나중에 사회에 기증하라”는 조건을 달아서였다. 그는 “아이들은 땅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박봉에 적금을 드느라 팔다 남은 멸치부스러기를 얻어 이유식에 섞어 먹였고, 과수원의 상한 사과와 중고 세발자전거도 이들 차지였기 때문이다. 그는 “버릇이 돼 과일이나 야채가게를 보면 상한 것을 사려고 기웃거리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에겐 인색하지만, 앞으로 도와줘야 할 대상은 이미 정해 놓았다. “지금 가지고 있는 민박집에서 수익이 난다면 북한 조림사업과 황사발생지인 몽골에 나무 심는 일을 후원하고 싶습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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