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황사 발생 조건과 딱 맞아떨여져”
주말인 29일 서울 등 중부지방에 이례적으로 겨울 황사가 찾아온 것은 봄철에 자주 나타나는 황사 발생조건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3~4월 주로 황사가 발생하는데 이는 보통 발원지에서 많은 양의 황사가 하늘 높이 상승한 뒤 북서풍을 타고 내려오는 것이다.
이번 주말에도 바로 이런 조건이 딱 맞아떨어졌다.
황사 발원지인 만주지역과 네이멍구 고원에 전날 세력이 강한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많은 양의 황사가 하늘 높이 떠올랐고 마침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북서풍을 만난 것이다.
네이멍구 고원 등은 지구온난화로 평년에 비해 고온 건조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고 이미 비도 거의 오지 않아 사막화가 심각한 상태로 1년 내내 황사가 공기 중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강한 저기압을 만나지 못하면 잠시 공중에 떠오르는 수준에 그치고 강한 저기압을 만나 하늘 높이 떠오른다 하더라도 강한 북서풍을 만나지 못하면 제자리에 가라앉게 된다.
그러나 이번 주말에는 황사 발원지에서의 강한 저기압과 북서풍이 만나면서 조건이 충족됐고 3~4월에 자주 찾던 황사가 2001년 이후 7년만에 12월에 찾아오는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는 비가 자주 오고 바람이 남쪽에서 위로 불기 때문에 황사가 한반도까지 남하하기는 쉽지 않아 여름 황사를 보기는 어렵다.
기상청 관계자는 "12월이라고 황사가 전혀 올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황사 특보제가 시행된 2002년 이후 12월에 황사주의보까지 발효된 것은 처음"이라며 "내일까지는 황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모레까지도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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