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오염평가작업단(SCAT)이 6일 천리포 닭섬 인근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작업단에는 캐나다 정부가 파견한 전문가를 비롯해 지역주민, 환경운동가, 국내 전문가, 지자체 관계자 등이 참여해 오염조사와 평가작업을 하고 있다.


기름오염으로 활력을 잃은 갯가생물들이 썰물이 됐는데도 모래속으로 피하지 못하고 죽거나 해변에 널려 있는 모습이 관찰됐다. 사진은 엽낭게와 조개의 일종.
사고 한 달째를 맞은 지난 6일 천리포해수욕장은 해안의 일부 검은 기름흔적을 빼면 원상을 회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해안오염평가작업단 조사 결과 모래속에는 아직도 기름이 배어있었고 많은 해안생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예전 모습 차츰 되찾아가
하지만 모래 속 기름 빼곡
역한 냄도 아직까지 풍겨
악조건 속 바다생물 ‘사투중’ 그는 “백사장에 해변과 평행하게 트랙터로 골을 여러개 파면 물이 잘 뒤섞여 스며든 기름이 빨리 분해될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만리포와 천리포 백사장은 올 여름 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리포 해수욕장은 가장 많은 방제작업이 이뤄진 곳이지만 백사장에 판 구덩이에는 천리포에서보다 짙은 유막이 끼었다. 타르 볼의 기다란 띠도 발견됐다. “기름이 사라질 때까지 몇 주가 걸릴지 몇 달이 걸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유출된 기름 중 바다에 가라앉은 것들이 여름이 돼 수온이 높아지면 다시 떠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름 유출사고를 많이 경험한 라플랑이 말했다. 아직 기름 오염의 상처가 가장 깊게 남아 있는 곳의 하나인 구름포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구름포에서 방재를 위해 임시로 낸 산길을 따라 동쪽 해안으로 건너가 소원면 ‘태배’ 해안에 닿자 역한 기름 냄새가 울컥 풍겨왔다. 오일펜스로 막아둔 해변 바닷물에 무지개가 번져 있었다. 삽으로 해변을 파내자 찐득한 원유 덩어리가 그대로 나왔다. 한 주민은 “사리 때 기름파도가 덮친 위로 모래가 쌓였다”며 “해변을 다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바닷가에는 가재 비슷하게 생긴 쏙이 여기저기 죽어서 떠밀려 와 있었다. 그 가운데는 노란 알을 밴 것도 있었다. 바다밑에 구멍을 뚫고 사는 이들도 기름을 피하지는 못했다. 기름은 거의 걷어냈지만, 그 피해는 이제부터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태안/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영상 이규호 피디 mailto:pd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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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선박사고 기름유출량 10년치 합친 양보다 많아”
환경부 “해양사고 연평균 390건” 태안에 유출된 기름의 양은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모든 선박 유류사고의 유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최근 발간한 ‘2007 환경백서’를 보면, 1997년부터 2006년까지 3915건의 선박 유류사고가 발생해 모두 1만234㎘의 기름이 바다에 유출됐다. 이는 허베이 스피리트호 원유 유출량 1만2547㎘의 82% 수준이다. 대형 유조선 사고는 빈도가 낮지만 큰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지난 10년간 100t 이상의 대형 기름유출사고는 14건이었지만 전체 유출량의 68%를 차지했다. 이 기간 동안 해양오염사고는 연평균 390건 정도가 발생했다. 2006년에는 285건의 유류사고가 일어났으며, 그 원인은 부주의가 1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선체 노후로 인한 파손, 해난사고가 뒤를 이었다. 백서는 “동북아지역의 교역량 급증에 따라 우리나라의 해상교통량도 매년 증가하는 데다 선박의 대형화와 고속화, 잦은 기상이변 등으로 인해 대형 오염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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