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량차 크고 굴착공사땐 구조물 붕괴 우려”
김종욱 서울대교수 “백지화가 최선” 주장
김종욱 서울대교수 “백지화가 최선” 주장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하천을 넘어 유역과 바다에까지 자자손손 부작용을 빚을 것입니다.”
김종욱 서울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26일 이 대학 사범대 교육정보관에서 열린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대한 하천 지형학적 검토’를 주제로 한 집담회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보는 하천은 한순간에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지질·지형·기후·수문 등에 최적의 상태로 적응한 결과물”이라며 “운하의 경제성을 앞세워 자연하천을 극단적으로 변형시킨다면 이로 말미암은 부작용을 끝도 없이 오래 겪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하 건설을 위해 하천을 계속 준설하면, 하류로 운반되는 퇴적물의 양이 현저히 줄어들어 하천변 지형은 물론이고 하구의 해안지형마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로써 해양관광 산업이나 수산업 등에도 장기간에 걸쳐 적잖은 피해를 끼칠 수 있다.
하폭이 넓고 수심이 얕은 우리 하천을 깊은 수로로 만들 때 빚어질 변화도 적지 않다.
김 교수는 하상을 준설하면 물의 유속이 빨라져 강바닥과 기슭을 깎아내는 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강 바닥과 기슭을 고정시킬 시설이 필수적이다. 이런 시설을 갖추더라도 홍수 때는 상류나 지류에서 막대한 양의 퇴적물이 흘러들어 뱃길 유지가 쉽지 않게 된다. 수로 유지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바닥치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준설은 강바닥의 안정성을 흔들어 다리 등 각종 구조물의 안전성을 위협하고 이것이 홍수나 침수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다리 밑으로 배가 통과하기 위해 다릿발 주변이나 상·하류 바닥치기를 하면 교량의 안전이 직접적으로 침해받게 된다.
또 강바닥을 쳐 수심이 깊어지면 강변 일대의 지하수위가 낮아지고, 댐이나 보로 막아 수심을 확보한 곳에서는 지하수위가 높아져 침수피해를 보게 된다.
김 교수는 “지형과 환경 변화로 생길 후유증을 고려할 때 한반도 대운하 계획은 백지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김 교수는 “지형과 환경 변화로 생길 후유증을 고려할 때 한반도 대운하 계획은 백지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